'동물복지' 기준없이 운영되는 대한민국 동물원

'동물원법' 2년째 국회계류 중
김재인
news@segyenews.com | 2015-09-20 11:07:32

▲ 서울대공원 '미어캣'   © 세계뉴스

 

[서울=세계뉴스] 김재인 기자 = 서울대공원 동물원은 국내 동물원을 대표하는 시설로 국제적 멸종위기종(CITES) 141종 1056마리, 천연기념물 19종 267마리를 포함해 약 319종 2400여 마리의 동물들이 사육·전시되고 있다.


서울대공원 동물원은 한국을 대표하는 동물원을 운영하는데도 동물들의 복지에 대한 기준조차 갖추고 있지 않다.


현재 동물원은 관련 실정법이 없어 운영은 박물관법을 적용하고 있으며, 동물원의 동물윤리복지에 관한 규정은 전무하다.


서울특별시동물원 관리 규칙의 경우도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규정에 의거 동물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데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지만 시설물의 유지관리, 전시 및 이용활성화, 동물의 수집·연구 및 교류사업 등 일반적인 내용만 포함돼 있다.


또한 분류 및 사육수의 조정, 사료의 급여량, 건강점검 및 방역, 비상조치 및 폐사체의 처리 등에 대한 기준을 마련해 놓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동물복지의 내용은 미흡하다.


구체적으로 제14조 동물 사육수의 조정 등을 보면, 관리자는 사육 중인 동물의 생태적 연관 및 동물의 사육환경을 쾌적하게 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에는 매매, 교환, 수증, 증여, 번식근절, 도태, 방면 및 동일 회계기관으로의 관리전환, 타회계기관으로의 양여 또는 임대 등의 방법으로 사육하는 동물의 수를 조정할 수 있다고만 명시돼 있고 개체별 특성을 고려한 처리나 증여 또는 양여 제한 기준 등은 찾아볼 수 없다.


한국동물원수족관협회(KAZA)에 등록된 국내 동물원 및 수족관은 21곳이다. 지자체 동물원의 경우 서울특별시 동물원 관리규칙을 모태로 동물원 자체 실정에 맞게 관리 기준을 조정해 운영하고 있지만, 동물의 복지에 관련한 규정은 대동소이하다.


반면 세계동물원수족관협회(WAZA)는 윤리강령과 동물복지에 관한 규정을 별도로 두고, 12가지 항목 가운데 첫번째로 '동물복지'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WAZA 윤리강령과 동물복지에 관한 규정은 '동물복지와 동물을 관리하는데 있어서 가장 최고의 수준을 제공한다. 동물복지를 위한 어떠한 법이라도 최소한의 기준이라고 생각해야 하며 동물이 삶의 질이 불량하다면 고통 없이 빠르게 안락사 하도록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밖에 ▲동물원에서 동물이용 ▲전시기준 ▲동물획득 ▲동물운송 ▲피임 ▲안락사 ▲절단 ▲동물원 동물을 이용한 연구 ▲야생 방면 프로그램 ▲관리중에 폐사한 동물 ▲외부 야생동물 복지문제 등 사안별로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처럼 WAZA의 규칙은 동물을 학대하고 나쁘게 관리하는 곳을 거부하고 규탄하고 있으며, 회원들에게 외부 야생동물을 위한 복지문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서울대공원은 WAZA에 정식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서울대공원은 지난 2012년 10월 국내 최초로 동물을 위한 '권리장전'을 만들겠다고 언론을 통해 공표했다.


당시 대공원측은 "국내 최초로 '동물원 야생동물 권리장전'을 만든다. 이는 국내 동물원에 살고 있는 모든 야생동물에 관한 보호·관리기준이자 윤리복지기준"이라며 "내년까지 동물원 복지에 관란 기준안을 마련해 서울동물원에 우선 적용하고, KAZA에 전달해 '동물원 야생동물 권리장전'을 발효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시 서울시는 서울동물원장을 팀장으로 수의사 등 동물원 직원 등 26명이 참여하는 '동물원 윤리복지 TF'를 출범시키고 동물복지 분야 전문가 등 150여명을 초청해 워크숍을 개최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권리장전에는 ▲동물윤리와 동물행동 풍부화 ▲동물원 야생동물 사육에 관한 일반적인 사항 ▲질병·안락사·방역과 관련한 동물질병관리 ▲동물실험 및 연구에 관한 사항 등이 담길 예정이었다.


서울대공원은 동물 종별 복지평가 기준을 마련해 실제 서울동물원 동물들을 대상으로 연 2회 평가를 거쳐, 2013년 5월에 국내 최초로 동물원내 동물윤리복지 기준을 만들고, 이와 별도로 서울동물원 동물들의 복지를 점검할 '시민 동물윤리복지위원회'도 구성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서울대공원의 야심찬 계획과 달리 '동물 권리장전' 마련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 동물들의 복지는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셈이다.
한편 2013년 9월 '동물원법'이 국회에 제출되어 있지만 2년째 표류하고 있다. 현행법상 동물원 내 사육동물에 대한 적정한 사육환경 제공 등 동물의 복지에 관한 규정이 전무한 것이다.


국내 동물원은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해 공원시설중 교양시설로 분류돼 있다. 또 '자연공원법'으로는 공원시설,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상 박물관의 한 종류다.


동물과 관련된 현행법은 야생동물을 다루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 가축 및 반려동물을 다루는 '동물보호법', 해양동물을 다루는 '해양생태계의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 등이 있다.


이에 동물원의 설립·운영에 관한 사항과 동물원에서 사육되는 동물의 적정한 사육환경 조성 등 사육동물의 복지 사항을 법률로 정해야한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이 같은 필요성에 장하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난 2013년 9월에 '동물원법'을 대표발의 했지만 2년 넘게 국회에 계류 중이다.


발의안에 따르면 동물원 등 설립은 허가를 받도록 하고, 동물쇼 금지, 동물원에 적응할 수 없는 동물은 사육·전시 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동물원과 관련해 발의된 법안으로는 '동물원법'외에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한정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대표발의), '동물원 관리·육성에 관한 법률안'(양창영 새누리당 의원 대표발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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