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피크제 "일자리 나누기냐, 책임 전가냐"…이견 '팽팽'

정부·경영계 "청년 일자리 창출·장년 고용 안정"
노동계 "일자리 창출 무관, 재벌개혁이 먼저"
권태우
news@segyenews.com | 2015-09-07 17:19:10

[서울=세계뉴스] 권태우 기자 = 임금피크제가 노동개혁의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정부는 노동개혁을 위해 임금피크제 도입을 추진 중이지만 노동계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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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피크제는 일정 연령이 된 근로자의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정년까지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다. '정년'이 있는 사업장, 연차에 따라 임금이 자동으로 올라가는 '연공급' 체계가 전제조건이다.


다만 개정된 고령자고용촉진법에 따르면 300인 이상 사업장은 내년부터 정년이 만 60세로 연장되지만 임금피크제는 법적 의무 사항이 아니다. 이 때문에 경영계와 노동계는 임금피크제가 '득'이 될 지, '독'이 될 지를 따지며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정부는 임금피크제가 '청년 일자리 창출'과 '장년 고용 안정'을 보장하는 '상생 제도'라고 강조하고 있다.


 '일자리 나누기'를 통해 청년고용절벽 문제를 해결하는 한편 고령화·저성장 시대에 장년층의 고용 안정을 동시에 도모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중·장년층과 청년 간 세대 격차 해소를 통해 노동시장 양극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것과 맞닿아 있다.


기업으로서는 생산성과 노동 효율성, 비용의 문제가 있다. 노동자의 생산성은 특정 시점에 정점을 찍은 뒤 점차 떨어진다. 그러나 연공급 체계는 연차가 높아질수록 임금이 올라간다. 고령자들의 정년을 연장해 주면서 더 많은 임금을 지급하는 게 불필요한 비용 부담일 수 있다.


특히 정부가 중점을 두고 추진 중인 '청년 일자리 창출'과 함께 '정년 연장'이라는 압박을 동시에 받고 있는 만큼 기업으로선 임금피크제 도입이 절실하다. 기업들이 최근 노조와의 임금 및 단체 협상에서 임금피크제 도입을 연계해 노조와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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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은 "노동시장 양극화는 과도한 연공 임금체계 때문"이라며 "신규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이같이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영계가 노동개혁을 주장하는 것은 기업들의 이윤을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니다"며 "청년 실업 문제를 해소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노동계는 청년 실업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올 1분기 국내 30대 그룹의 사내유보금은 1년 새 40조원 가까이 늘어난 710조3002억원으로 전년 보다는 5.7% 증가했는데 신규 일자리 창출 비용을 노동자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반박한다.


임금피크제는 노동개혁의 핵심이 아니며 청년 고용 창출과는 무관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그래서 "재벌개혁이 먼저"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2009~2013년 4년간 10대 대기업그룹 사내유보금은 234조원 증가한 반면 실물투자액은 20조원 줄었다"며 "재벌들이 투자를 확대하거나 일자리를 늘리는데 소극적이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또 "현재 임금피크제는 '55세를 정점으로 고령자의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선입관에 근거한다"며 "연령보다는 소득에 따른 임금피크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는 "임금피크제로 인한 청년 일자리 창출 효과는 담보할 수 없다"며 "오히려 청년과 기성세대 간의 갈등만 조장하고 있는 만큼 도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영계와 노동계는 근로계약 변경·해지,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 등을 놓고도 대립하고 있다.


경영계는 고용 유연화를 요구하고 있다. 일반해고 지침을 만들어 저성과자나 근무불량자를 해고할 수 있게 하고,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할 때 근로자의 과반 또는 과반으로 구성된 노조의 동의를 받아야하는 의무를 완화해 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노동계는 기업이 이를 악용, 고용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으며 임금피크제와 맞물리면 그 위협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노사정위원회는 최근 4개월여 만에 협상을 재기했지만 핵심 쟁점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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