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캔들] 여름날 시사회에서 시작된 인연…황정민과 40대 여성, 그날 이후 무슨 일이 있었나
전승원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08-19 10:50:35
<가을 하늘은 파랗다. 사람들은 저마다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하루를 살아간다. 출근하고, 밥을 먹고, 사랑하고, 헤어지고, 때로는 누군가를 미워한다.
연예인이라고 해서 다를 것은 없다. 다만 한 가지가 다르다. 평범한 사람들의 연애는 둘만의 기억으로 끝날 수 있지만, 유명 배우의 인간관계는 어느 순간 세상의 이야기가 된다.>
[세계뉴스 = 전승원 기자] 최근 배우 황정민을 둘러싼 한 여성과의 공방이 그렇다. 처음부터 거창한 사건이었던 것은 아니다. 한 배우와 한 여성이 영화 시사회에서 우연히 만나고 연락처를 주고받고, 밥을 먹고, 술을 마시고, 이야기를 나눴다.
어쩌면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관계다. 그런데 관계가 틀어지면서 이야기가 달라졌다. 한쪽에서는 "먼저 연락하고 만남을 제안한 사람이 황정민"이라고 말한다. 다른 한쪽에서는 "지속적인 연락과 접근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사이에 소주 사업과 소설 집필이라는 조금은 낯선 이야기가 끼어들었다. 마침내 이야기는 법정으로 향했다.
2023년 7월, 첫 장면
시간을 되돌려보자. 2023년 7월 영화 '밀수' 시사회에서 황정민과 A씨가 처음 만난 시점으로 거론된다.
그날 두 사람의 관계는 배우와 팬의 관계였다는 것이 알려진 내용이다. 특별할 것 없어 보인다. 수많은 팬들이 배우를 만나고 사진을 찍고 사인을 받고 인사를 나눈다.
그날도 그렇게 지나갔을 수 있다. 하지만 한 달 뒤 또 다른 시사회에서 두 사람은 다시 만난다.
2023년 8월, 연락처를 주고받다
영화 '보호자' 시사회. 두 사람은 다시 만났고 연락처를 교환했다. 여기서부터 이야기가 갈라진다.
A씨의 설명은 이렇다. 황정민이 먼저 연락처를 요구했고, 고마워서 밥을 사주겠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것이다.
황정민 측 설명은 다르다. A씨만을 특별히 지목한 것이 아니라 여러 팬들과 식사하기 위해 연락처를 주고받았다는 취지다.
같은 장면을 두 사람은 전혀 다르게 기억하고 있다. 사람 사이의 관계라는 것이 원래 그렇다. 처음에는 아무 의미 없었던 말 한마디가 시간이 지나면 관계의 출발점이 되기도 한다.
2023년 8월, 용산의 술집
며칠 뒤였을까. 두 사람은 서울 용산의 한 술집에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둘만의 자리였다고 주장한다.
황정민 측은 여러 팬들과 함께하는 자리로 알고 있었는데 A씨가 혼자 나와 당황했다는 취지로 설명한다.
같은 장소, 같은 사람이지만 기억은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 A씨는 이때부터 황정민과 사적인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고 주장한다. 가족 이야기, 배우자 이야기, 개인적인 고민까지 오갔다고 한다.
그러나 이 역시 현재까지는 A씨의 주장과 황정민 측의 설명이 맞서는 부분이다. 어쩌면 관계의 본질은 바로 이때부터 시작됐는지도 모른다. 혹은 아무 의미 없는 만남이었을 수도 있다.
2023년 9월, 다시 만나다
두 사람은 다시 만났다. 그리고 2024년 3월에도 만남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에는 배우와 팬이었다. 그 다음에는 아는 사이가 됐다.
그 다음은 무엇이었을까? 친구였을까, 사업 파트너였을까, 가까운 남녀 사이였을까, 아니면 한 사람만 그렇게 생각했던 것일까.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그 답을 확정할 수 없다.
2024년, 인천공항에서 나온 '소주' 이야기
이야기는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황정민이 영화 '호프' 촬영을 위해 루마니아로 출국하던 시점, 인천공항에서 두 사람이 만났고 이 자리에서 소주 브랜드 사업 이야기가 나왔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A씨는 황정민의 이름과 작품 등을 활용한 소주 브랜드를 만들자는 제안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자신이 실제로 시장조사와 브랜드 콘셉트, 라벨 디자인, 상표 조사 등 사업 실무를 진행했다고 말한다.
또 하나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소설이다. 황정민이 소설을 써보라고 권유했고, A씨는 소설과 에세이 등 약 30편의 글을 작성했다는 주장이다.
처음에는 남녀 사이의 만남이었던 것 같은데 어느 순간 사업 이야기가 됐다. 그리고 창작 이야기가 됐다.
여기서부터 법적으로 중요한 문제가 생긴다. 실제로 사업을 의뢰했는가, 실제 업무를 맡겼는가, 소설 집필을 요청했는가, 그 대가를 지급하기로 약속했는가. 이것은 연애의 문제가 아니라 계약과 보수의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느 순간 연락이 끊겼다
모든 관계에는 끝이 있다. 좋았던 사람이 싫어지기도 하고, 가까웠던 사람이 멀어지기도 한다. 어제까지 매일 연락하던 사람이 어느 날부터 연락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그때부터다. A씨는 자신이 일방적으로 황정민을 쫓아간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오히려 황정민이 먼저 연락하고 만남을 이어갔다고 반박한다. 반면 황정민 측은 A씨의 지속적인 연락과 접근 때문에 스토킹 피해를 입었다는 입장이다.
결국 두 사람의 관계는 '좋았던 사이가 틀어진 것'인지, 아니면 처음부터 한쪽의 일방적인 관계였는지를 놓고 충돌하게 됐다.
2025년, 사생활은 형사사건이 됐다
황정민 측은 A씨를 스토킹 혐의로 고소했다. A씨는 혐의를 부인했다. 약식명령에 불복하면서 정식재판이 진행됐고, 검찰은 지난 11일 A씨에게 벌금 1천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선고는 9월 8일 예정이다.
법원이 최종적으로 어떤 판단을 내릴지, 앞으로 지켜봐야 할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2026년 2월, 이번에는 2억원
형사사건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A씨는 지난 2월 황정민을 상대로 약 2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소주 사업과 소설 창작 등에 시간과 노동을 투입했지만 적절한 보수를 받지 못했고 정신적인 피해도 입었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서울중앙지법은 조정 절차를 진행했고 지난 14일 강제조정을 결정했다. 하지만 황정민 측이 이의를 신청했다. 결국 두 사람은 이제 정식 재판에서 만나게 됐다.
그런데 이상하다
여기서 대중의 궁금증이 생긴다. 이 사건에는 아직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초대형 연예계 스캔들의 결정적인 장면이 없다.
확인된 자료만 보면 임신이나 출산 문제도 없다. 거액의 금품을 편취한 꽃뱀 사건으로 확인된 것도 아니다. 불륜 관계가 법적으로 확인된 것도 아니다.
오히려 현재 법정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업과 창작에 대한 보수 문제, 정신적 손해배상, 그리고 스토킹 혐의다. 그렇다면 대체 두 사람은 어떤 관계였던 것일까.
어쩌면 우리 이웃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생각해보면 특별한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다. 우리 이웃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 한때 서로 좋아했던 남녀가 처음에는 전화가 반갑고, 만남이 기다려진다. 함께 술을 마시고 이야기를 나눈다. 상대가 하는 말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마음이 달라진다.
한 사람은 아직 관계가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은 이미 끝났다고 생각한다. 한 사람에게는 '보고 싶은 사람'이었던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는 '연락하지 않았으면 하는 사람'이 된다.
그 순간부터 사랑은 기억이 되고, 기억은 주장이 되고, 주장은 법정으로 간다. 이번 사건도 그런 관계의 끝자락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이것 역시 현재 법원이 확인한 사실은 아니다.
연예계 가십은 왜 뜨거운가
한국 사회에서 스타의 사생활은 늘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해왔다. 해외에 비하면 국내에서는 사생활 논란의 파장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때도 있지만, 유명 배우와 40대 여성, 남녀관계, 사업, 소설, 스토킹, 2억원 손해배상이라는 단어가 한 사건에 등장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사람들은 사건의 법적 쟁점보다 먼저 묻는다. "두 사람은 대체 무슨 사이였던 거야?" 그 질문이 이번 사건을 연예계 가십의 영역으로 끌어올린다.
하지만 법정에서는 다른 질문을 한다.
누가 먼저 연락했는가. 언제 관계가 시작됐는가. 언제 관계가 끝났는가. 연락을 그만두라는 의사표시가 있었는가. 사업 제안은 실제 계약이었는가. 소설 집필을 요청했는가. 보수를 약속했는가. A씨가 실제로 어떤 일을 했는가. 그리고 그 이후의 연락이 과연 스토킹에 해당하는가.
2026년 8월, 이제 이야기는 법정으로
시간은 다시 현재로 돌아온다. 2023년 여름의 시사회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첫 만남, 연락처 교환, 용산의 술자리, 2023년 9월의 만남, 2024년 3월의 만남, 인천공항, 소주 사업, 소설 집필, 그리고 연락의 단절, 스토킹 고소, 2억원 손해배상, 강제조정, 이의신청 등 이제 남은 것은 법원의 판단이다.
어쩌면 이 모든 이야기는 정말 별것 아닐 수도 있다. 한때 서로에게 호감을 가졌던 두 사람이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서로 다른 기억을 갖게 된 흔한 남녀관계였을 수도 있다. 반대로 법원이 들여다볼 만한 계약상 권리와 의무가 실제 존재했을 수도 있다.
스토킹 혐의 역시 결국 구체적인 연락 내용과 시점, 반복성, 상대방의 명확한 거부 의사 등을 통해 판단될 문제다. 그러니 아직 소설의 결말은 쓰이지 않았다. 대중은 두 사람 중 누가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지 궁금해한다.
한 사람은 피해자라고 말하고, 다른 한 사람은 억울하다고 말한다. 한쪽의 기억에는 사랑이었을 수 있고, 다른 쪽의 기억에는 불편한 접근이었을 수도 있다. 그 사이에 사실이 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찾아가는 것이 법원의 몫이다.
가을 하늘은 여전히 파랗다. 사람들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살아간다. 누군가는 사랑하고, 누군가는 헤어지고, 누군가는 그 기억 때문에 법정에 선다.
황정민과 A씨의 이야기도 어쩌면 거창한 스캔들이 아니라, 우리 이웃 어디에서나 벌어질 수 있는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관계가 끝나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다만 이번에는 그 남자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이고, 그 여성이 이름 없는 40대 여성이었다는 것.
평범한 이별을 가십으로 만들지 않는 어른의 선택
황정민은 1970년생으로 해당 여성과는 10년 이상의 나이 차이가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두 사람이 만난 이유에 대해서는 서로 기억이 엇갈리고 있지만, 적어도 배우와 팬이라는 관계에서 두 사람이 함께 술을 마신 사실 자체가 여러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상황이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때문에 황정민이 이 일을 법정까지 끌고 가 무엇을 확인하려는 것인지 묻게 된다. 누가 몇 번 전화를 했고, 누가 먼저 연락했는지, 그것이 과연 지금 무엇을 증명할 수 있을까. 숫자로 남은 통화기록이 두 사람 사이에 오간 마음의 무게까지 대신 말해줄 수는 없지 않은가.
어쩌면 이 일은 처음부터 사실관계의 문제가 아니라 용기의 문제였을지도 모른다. 한 사람은 마음을 내보일 용기가 필요했고, 다른 한 사람은 그 마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정리할 것인지 선택할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그 만남이 오빠와 동생 같은 인연이었든, 지나간 시간의 향수에 젖은 관계였든, 혹은 서로에게 잠시 흔들렸던 순간이었든 이제 와서 중요한 것은 과거의 장면을 법정에서 하나씩 재현하는 일이 아닐 것이다.
사람의 인연에는 때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남는다. 모든 만남에 명확한 이름을 붙일 수도 없고, 모든 이별에 누가 옳았는지를 가려낼 수도 없다. 오히려 어른이라면 때로는 진실의 모든 조각을 세상 앞에 꺼내놓기보다, 서로의 상처를 덮고 조용히 돌아서는 법도 알아야 한다.
이미 엎질러진 물은 다시 잔에 담을 수 없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누가 더 많이 전화벨을 울리게 했는지를 따지는 일이 아니라, 더 이상 서로의 삶에 상처를 남기지 않는 방식으로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일일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의 만남과 이별도 때로는 오해와 상처를 남긴다. 연예인이라고 해서 그 과정이 다를 수는 없다. 서로의 기억이 다르고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고 해서 그것을 법정 공방으로 확대하고 대중의 관심 속에 끌어들이는 순간, 사적인 관계는 연예계 가십으로 변질된다.
결국 필요한 것은 누가 옳고 그른지를 끝까지 가리는 일이 아니라, 더 이상 서로의 삶에 상처를 남기지 않는 방식으로 관계를 정리하는 것이다. 평범한 이별을 굳이 연예계 가십으로 만들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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