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찰, 강북구 삼양동 수강료 공금 유용 의혹 입건…정창수 구청장은 왜 침묵하나

전승원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07-29 06:35:27

- 경찰은 수사·공무원도 조사…강북구는 자체 감사조차 외면
- 관리·감독 책임 규명과 전수조사가 행정 신뢰 회복의 출발점
▲  서울 강북구 삼양동 자치회관 수강료 운영을 둘러싼 공금 유용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관련자들을 입건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반면 강북구는 현재까지 자체 감사 여부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AI 생성 이미지)

[세계뉴스 = 전승원 기자] 서울 강북구 삼양동 주민센터 자치회관 프로그램의 수강료 운영을 둘러싼 불법 징수 및 공금 유용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비공식 조직 관계자들뿐 아니라 관리·감독을 담당했던 주민센터 관계 공무원에 대해서도 참고인 신분 등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관리·감독의 최종 책임을 지는 강북구는 현재까지 자체 감사나 특별감사 착수 여부조차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서울강북경찰서는 삼양동 자치회관 이지댄스 프로그램의 비공식 조직인 '미양체조회' 관계자들을 공금 유용 등 혐의와 관련해 입건해 수사 중이다. 수사 대상에는 회장과 총무, 강사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비공식 회계 운영 과정과 자금 집행 내역은 물론 행정기관의 관리·감독이 적절했는지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주민센터 안에서 운영되는 자치회관 프로그램을 둘러싸고 공식 수강료 외 별도 회비가 장기간 징수됐고, 이 자금이 강사 지원금과 음원비, 명절 떡값, 휴가비, 스승의 날 선물, 각종 운영비 등에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형사사건으로 비화됐다.

주민들에 따르면 별도 회비 징수는 오랜 기간 관행처럼 이어졌고, 김과 젓갈 등 물품 판매도 지속적으로 이뤄졌다. 일부 판매 물품은 주민센터 내부와 동장실 앞에 보관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동주민센터가 이를 인지하고도 방치했다면 그 책임은 더욱 무겁다.

만약 관리·감독 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면 비공식 조직이 별도 회계를 운영하며 장기간 회비를 걷고 각종 비용을 집행하는 구조가 지속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실제 논란의 중심에 있는 강사는 음원비 지원을 비롯해 명절 떡값과 휴가비, 스승의 날 선물 등 각종 금전적 지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비용은 수강생들이 공식 수강료 외에 추가로 부담한 돈에서 지급됐다.

더 큰 문제는 공식 수강료 운영 방식이다. 확인된 자료에 따르면 일부 연도에는 자치회관 수강료 잔액이 3천만 원에서 5천만 원까지 누적됐고, 다른 동 주민센터에서도 수천만 원의 잔액이 남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자치회관 수강료는 주민 문화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재원이다. 강사료 등을 집행하고 부족한 예산은 강북구가 지원하는 구조인데도 거액의 잔액을 장기간 적립한 채 계속 수강료를 징수한 운영 방식은 상식적으로도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더욱이 상당수 수강생들은 자신들이 낸 수강료가 얼마나 적립돼 있었는지조차 알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회계의 투명성과 정보 공개가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한 의문도 함께 제기된다.

결국 주민센터는 공식 수강료를 관리하고, 비공식 조직은 별도 회계를 운영하는 이중 구조가 장기간 유지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셈이다.

여기서 가장 큰 의문이 생긴다. 경찰은 이미 입건 수사를 진행하고 담당 공무원까지 조사하고 있는데, 감사 권한을 가진 강북구는 왜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가.

공직사회에서 회계 비리나 공금 유용 의혹이 제기되면 자체 감사에 착수하는 것은 일반적인 행정 절차다. 형사책임은 사법기관이 판단하지만, 관리·감독 책임은 행정기관이 스스로 규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감사는 경찰 수사를 대신하는 절차가 아니다. 행정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관리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를 확인하는 최소한의 자기 점검이다. 강북구가 아직까지 자체 감사 여부나 향후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의문이 제기된다.

정창수 구청장은 취임 당시 재정 전문가를 자처하며 "한 푼의 세금도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회계의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그렇다면 지금이야말로 그 약속을 구체적인 행정 조치로 보여줄 때다.

본지는 지난 4월 28일 탐사보도를 시작으로 '삼양동 자치회관(삼양관) 수강료 운영 실태'를 6차례 연속 보도로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그러나 민선 9기 출범 이후 한 달 가까운 시간이 흐르도록 강북구는 별다른 입장도, 감사 계획도 내놓지 않고 있다.

삼양동주민센터 안에서 이러한 운영이 수년간 가능했던 이유는 무엇인지, 관리·감독 책임은 누구에게 있었는지, 그리고 강북구는 왜 지금까지 자체 감사조차 실시하지 않았는지는 반드시 규명돼야 한다.

감사를 통해 관리·감독 소홀이나 관련 법령·지침 위반 사실이 확인된다면, 감독 책임이 있는 관리자에게 책임을 묻고 징계하는 것은 행정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다.

이제 정창수 구청장에게 남은 과제는 분명하다. 관리·감독의 최종 책임자로서 자체 감사를 지시해 사실관계를 규명하고 행정적 책임을 명확히 밝힐 것인지, 아니면 형사수사 결과만 기다리며 침묵을 이어갈 것인지 결단해야 한다.

정 구청장의 결단이 강북구 행정의 신뢰를 회복할 것인지, 아니면 불신을 키울 것인지는 이제 그의 선택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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