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법부 독립' 앞세운 제청 방식 논란…국가원수와의 기본적 조율 필요성 제기
- 대통령 임명권·대법원장 제청권 충돌…삼권분립은 권한 대립 아닌 상호 존중에서 출발
[세계뉴스 = 전승원 기자] 대법관 후보자 제청을 둘러싼 대통령실과 대법원의 갈등이 확산하면서 논란의 핵심이 헌법상 제청권을 넘어 국가 의전과 행정부·사법부 간 기본적인 조율의 문제로 번지고 있다.
대통령실은 조희대 대법원장이 대법관 후보자를 대통령에게 제청하는 과정에서 사전 협의 없이 서면으로 제청한 데 대해 강한 문제의식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대법원 측은 대법관 제청권이 헌법상 대법원장에게 부여된 권한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번 사안을 단순히 '대통령실의 인사 개입'과 '사법부 독립'의 충돌로만 볼 수 있느냐는 반론도 나온다.
대법원장이 헌법에 따라 독립적으로 대법관 후보자를 제청할 권한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대통령이 국민의 직접 선거를 통해 선출된 국가원수라는 점에서 대법관 임명 과정에서 대통령실과 사전에 의견을 조율하고 적절한 예우를 갖추는 것이 국가기관 간 기본적인 협력과 의전이라는 것이다.
헌법상 권한과 국가기관 간 예우는 별개의 문제
헌법은 대법관을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대법원장에게 후보자 제청권이 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문제는 제청권을 행사하는 방식이다. 그동안 대법관 인선 과정에서는 대법원과 대통령실이 후보자와 관련한 의견을 조율하고, 대법원장이 대통령을 직접 만나 제청 취지를 설명하는 방식이 관행적으로 이어져 왔다.
이번에는 조 대법원장이 대통령과 대면하지 않은 채 서면으로 후보자를 제청하면서 기존 관행과 다른 절차가 진행됐다.
대통령실이 이를 문제 삼는 이유도 제청권 자체를 부정해서라기보다 국가기관 간 협의와 소통의 기본 절차가 생략됐다는 데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사법부 독립과 국가기관 간 소통·예우는 양립할 수 있나
사법부의 독립은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 그러나 사법부 독립과 국가기관 간 예우 및 소통은 서로 충돌하는 개념이 아니다.
대통령이 국민의 직접 선거로 선출된 국가원수라는 점에서, 대법원장이 헌법상 제청권을 행사하더라도 대통령실과 충분히 소통하고 제청 취지를 설명하는 것은 국가기관 간 원활한 협력 차원에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대법관은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는 헌법기관의 구성원이다. 대법원장이 제청권을 갖고 있다고 해서 대통령과의 조율이나 설명 과정까지 불필요하다고 보는 것은 국가기관 간 관계를 지나치게 권한 중심으로 해석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갈등을 두고 '대통령에게 굴복하라는 것이냐'는 식으로 접근할 사안은 아니라는 것이다. 독립기관의 권한을 존중하면서도 국가원수에 대한 기본적인 예우를 갖추는 것과 독립적인 제청권 행사는 충분히 양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법관 제청 갈등의 구조적 원인과 사법개혁 과제
대법원장의 독립적인 제청권과 대통령의 임명권은 모두 존중돼야 한다. 이번 논란의 핵심 역시 제청권 침해 여부가 아니라 헌법상 권한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상호 존중과 절차적 소통이 제대로 이뤄졌느냐에 있다.
삼권분립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대법원장의 독립적인 권한 행사는 보장하되 충분한 설명과 소통을 병행하고, 대통령실 역시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존중하는 균형이 필요하다.
결국 대법관 인선의 독립성과 대통령의 헌법상 임명권을 함께 존중하면서, 비공식 조율에 의존해온 관행을 개선하고 제청 절차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더 이상의 사법부와 행정부 간 충돌과 사법공백을 막기 위해서라도 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닌 헌법과 법치의 원칙에 따른 사법개혁이 이뤄져야 한다.
[저작권자ⓒ 세계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