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동 자치회관 '이지댄스' 두타임비 논란…"사적 회비"라던 강북구, 수강료 관리·감독 책임은 누가 지나
전승원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08-07 06:01:24
- 현장 조사·운영 점검 실시했다는 강북구, 핵심 쟁점엔 '무응답' 행정 책임 회피 지적
- 주민센터 김·젓갈 판매 정황까지 드러났는데도… 강북구는 행정 책임 규명에 소극적
[세계뉴스 = 전승원 기자] 서울 강북구 삼양동 자치회관 '이지댄스' 프로그램에서 공식 수강료와 별도 회비가 장기간 징수·운영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강북구가 현장 조사와 운영 실태 점검을 실시했다고 밝혔지만, 정작 관리·감독 책임 소재에 대한 명확한 입장은 내놓지 않아 '책임 회피' 논란이 커지고 있다.
강북구는 본지 질의에 대한 서면 답변에서 "감사담당관이 삼양동주민센터를 대상으로 두 차례 현장 조사를 진행했고, 자치행정과가 지난 7월 삼양동을 포함한 13개 동 자치회관 전체를 대상으로 수강료 수입·지출, 출납 관리, 강사 관리 등 운영 전반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가 어떤 위법·부당 사항을 확인했는지, 조사 결과에 따라 어떤 조치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이 빠져 있었다. 이에 본지는 추가 질의서를 보내 사실관계 재확인을 요청했지만, 강북구는 현재까지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일부 수강생들이 자발적으로 마련한 '사적 회비' 차원을 넘어선다. 주민센터가 관리하는 공식 자치회관 프로그램인 이지댄스 운영 과정에서 정해진 수강료 외에 이른바 '두타임비'가 장기간 별도로 징수됐고, 이 돈이 '미양체조회'라는 비공식 조직을 통해 관리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있기 때문이다.
통상적인 자치회관 운영이라면 1부·2부를 구분하지 않고 모든 수강료와 관련 비용은 주민센터의 공식 회계 체계 안에서 투명하게 관리돼야 한다. 그럼에도 이지댄스 강좌에서는 2부 수강료가 공식 행정 관리망을 벗어나 비공식 조직을 통해 오랜 기간 별도로 징수·운영된 정황이 확인됐다.
여기에 샤워비, 음원비, 떡값, 스승의 날 비용 등 각종 명목의 추가 비용이 수강생들로부터 별도로 거둬 운영된 사실도 드러났다. 공공시설에서 운영되는 자치회관 프로그램에서 공식 수강료와 별도 비용이 행정 관리 체계 밖에서 오가고 관리됐다는 점에서, 이는 단순한 수강생 간 회비 문제가 아니라 자치회관 운영의 투명성과 관리·감독 시스템 전반을 되짚어야 할 사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삼양동주민센터는 논란이 불거진 뒤 이지댄스 강좌를 폐강하고 해당 강사를 해촉했다. 구가 프로그램 운영 과정에서의 문제를 일정 부분 인정하고 행정적 조치를 취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그만큼 사안이 가볍지 않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 같은 비공식 운영 관행이 한 프로그램에 국한된 일탈이 아니라, 주민센터 내부에서 장기간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공공 프로그램 운영 과정에서 행정이 제 역할을 했는지, 최소한의 점검과 견제가 작동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
삼양동주민센터의 관리·감독 책임을 둘러싼 논란은 '김·젓갈 판매' 문제로까지 번졌다. 삼양동장은 주민센터 내 공간에 판매 물품을 적재하는 등 편의를 제공했을 뿐 아니라, 직원들에게 구매를 권유하며 판매 과정에 도움을 줬다고 밝힌 바 있다.
공공시설인 주민센터 공간에서 특정 물품 판매가 이뤄지고, 관리 책임자가 이를 인지한 상태에서 편의를 제공했다면 이는 개인 간 거래 차원을 넘어 행정기관의 공정성과 관리·감독 적정성을 따져봐야 할 문제라는 지적이 뒤따른다.
관리 책임자가 문제 소지를 알고도 이를 제때 시정하지 않았다면 관리·감독 의무 소홀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그럼에도 강북구는 "별도 회비는 수강생들이 자체적으로 조성·관리한 사적 자금"이라며 민간 영역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안의 본질은 행정기관이 개인 통장이나 사적 회계를 직접 감사할 권한이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주민센터가 관리하는 공공 프로그램에서 공식 수강료와 별도 비용이 행정 관리 체계 밖에서 움직였는데,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행정기관이 왜 오랜 기간 파악하지 못했는지, 혹은 인지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는지가 쟁점이다.
정창수 강북구청장이 이 사안과 관련해 어떤 보고를 받았고, 어떤 지시와 판단을 내렸는지도 관심사다. 이미 프로그램 폐강과 강사 해촉이 이뤄졌고, 장기간 별도 비용 징수 의혹까지 제기된 만큼, 경찰 수사와 별개로 행정 내부 감사와 관리·감독 책임 규명이 선행됐어야 한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강북구가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내세워, 정작 행정기관 스스로 수행해야 할 관리·감독 책임을 뒤로 미루고 있다는 불만이 제기된다. 책임 있는 설명과 조치가 보이지 않으면서 강북구 행정 전반에 대한 신뢰도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삼양동 자치회관 논란은 단순히 한 프로그램의 일탈이 아니라, 주민들이 납부한 수강료가 어떤 절차와 기준에 따라 관리됐는지, 공공 프로그램 운영 과정에서 행정의 관리·감독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묻는 문제다.
강북구가 행정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경찰 수사 결과 뒤에 숨을 것이 아니라, 자체 감사와 투명한 조사로 관리·감독 과정의 허점을 공개하고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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