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구 삼양동 자치회관 '비위 의혹' 감사 허점…수강료 유용·환수액 누락·부실 감사 논란
전승원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10-16 09:25:30
- 별도 계좌 '두타임비' 공금 유용 확인하고도 총액·환수 여부 통째로 누락
- 강사 해촉 지연 및 선거 이후 처리 요청 의혹…동장 답변 검증도 쟁점
- 동장 관리·감독 책임 지적에도 개인 처분 여부 불명확…감사 실효성 도마
[세계뉴스 = 전승원 기자] 서울 강북구 삼양동 자치회관 문화강좌 운영과 관련해 부정수강, 수강료 유용, 강사의 금품수수 및 불법 물품 판매 등 각종 비위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강북구청의 감사 결과가 '기관경고'에 그친 데다, 재정 비위의 전체 규모와 환수 여부 등 핵심 사실관계조차 규명하지 못해 부실 감사 및 제 식구 감싸기 논란이 일고 있다.
강북구 감사부서 조사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2월부터 2026년 5월까지 삼양동 자치회관 문화강좌 관련 접수 민원은 총 18건이다. 조사 결과 공공시설 내 불법 물품 판매, 정식 강좌 계좌와 별도로 관리된 계좌 운용, 수강생 부담금 사용 불투명, 부정수강 허용 및 수강료 미징수, 강사의 금품수수 등이 사실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해당 강사는 해촉되고 강좌는 폐지됐다.
그러나 행정 처리와 회계 감사의 핵심적 쟁점들은 감사 결과에서 대거 누락되거나 유야무야된 것으로 드러났다.
■ 민원 18건…동장 관리·감독 책임과 개인 처분 여부 쟁점
관련 규정에 따르면 동장은 주민자치위원회 심의를 거쳐 자치회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강사를 임면하는 등 운영 전반을 관리·감독할 책임이 있다.
강북구 감사부서는 삼양동장의 관리·감독 소홀을 인정하면서도 삼양동 기관에 대한 '기관경고' 처분만 내렸을 뿐, 총괄 책임자인 동장 개인에 대해서는 아무런 신분상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사안의 중대성에 비해 형식적인 처분에 그쳐 동장 개인의 책임 규명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 '두 타임비' 별도 계좌 확인하고도…자금 흐름·환수 여부 '깜깜이'
이번 감사에서 가장 큰 의문으로 남는 대목은 재정 비위의 핵심 사실관계가 통째로 빠졌다는 점이다.
감사관실은 1부 수강료는 주민자치회 계좌로 입금받고 2부 수강료는 별도로 징수하는 이른바 '두 타임비' 정황과 함께 자치회관 내 별도 계좌의 존재를 파악했다. 별도 계좌를 확인한 이상 해당 계좌의 총 입·출금 내역, 징수 규모, 실제 사용처, 잔액 및 부적정 지출액의 환수 여부를 규명하는 것은 감사의 기본이다.
그럼에도 감사 결과에는 이러한 핵심 회계 내역이 일절 제시되지 않았다. 꼼수 계좌의 존재를 확인하고도 자금의 규모와 쓰임새조차 밝히지 않은 것은 감사의 충실성과 실효성을 스스로 저버린 처사다.
현재 수년간 샤워비·떡값·음원비 명목 등으로 공금이 부적절하게 사용됐다는 정황에 따라 강북경찰서의 수사가 진행 중이다. 형사책임 규명과 별개로 구청 감사가 최소한의 자금 흐름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결과를 발표한 것에 대해 감사관실의 존재 이유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론이 제기된다.
■ '선거 영향?' 강사 해촉 지연 및 동장 허위 답변 검증 부실
행정 조치 지연과 그 과정에 대한 검증 필요성도 제기된다. 민원 제기 이후 해당 강사의 해촉까지 약 3개월이 걸린 것으로 파악됐다. 동장은 해당 강사의 비위를 확인했지만, 지역 정치인 A씨가 "선거가 끝날 때까지 미뤄달라"는 취지로 요청해 해촉이 연기됐고, 결국 강사는 6월 말 해촉됐다.
조치가 지연되는 동안 수강생 간 갈등이 심화해 강좌 교실에서 다툼이 벌어지는 등 운영에도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민원 제기 이후 해촉이 늦어진 경위와 정치인 A씨의 관여 여부, 조치 지연이 자치회관 운영에 미친 영향에 대해 강북구의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하다.
또한 동장실 앞 물품 방치와 직원들의 판매 독려 등 동장의 직접적인 관여 정황도 감사 검증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동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관련 물품 판매를 독려하고 직원들이 구매를 했다는 사실을 밝혔으면서, 감사관실에는 "물품 판매 사실을 몰랐으며 강하게 주의를 줬다"는 취지로 서면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터뷰 발언과 서면 답변이 사실상 상충한다면, 감사부서는 양측 진술의 차이를 확인하고 직원 면담과 관련 자료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검증했어야 한다.
감사관실이 핵심 진술과 객관적 정황을 검증하지 않은 채 동장의 서면 답변만 받아들였다면 이는 명백한 부실·허위 검증이라는 지적이다.
■ 기관경고만으로 충분한가…정창수 구청장, 감사 결과 설명해야
이번 사안은 단순한 프로그램 운영 갈등을 넘어 공공 재정 관리와 행정 신뢰성의 뿌리를 흔드는 복합 비위 사건이다.
정창수 강북구청장이 취임 초기부터 행정 쇄신과 책임 행정을 강조해 온 만큼, 구청이 핵심 의혹조차 명확히 규명하지 못한다면 구민의 행정 불신은 커질 수밖에 없다.
정 구청장은 단순 처분 통보로 사안을 마무리할 것이 아니라, 수강료 총수입·지출 내역, 부적정 사용액 환수 조치, 정치권 개입 및 조치 지연 경위, 동장의 관리 책임에 따른 신분상 처분 등을 구민 앞에 투명하게 공개하고 엄정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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