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와 동행한다더니 플라스틱 쓰레기만"…오세훈표 '기후동행카드' 페이백 논란

윤소라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08-31 10:52:51

- 서울시, K-패스 전환 이점 인지하고도 1,068억 전액 시비 투입 3개월 페이백 강행한 예산 낭비 논란
- 서울교통공사 손실 전가·417만장 플라스틱 카드 양산 등 '환경 역행' 비판 속 9월 사업 종료

[세계뉴스 = 윤소라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표 교통정책인 '기후동행카드'가 9월 종료를 앞둔 가운데, 사업 명맥 유지를 위해 과도한 예산을 투입하고 서울교통공사에 손실을 떠넘긴 데다, 무리한 3개월 페이백으로 플라스틱 카드를 대량 생산·폐기하게 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서울시의회 김미주 의원(더불어민주당·구로1)은 27일 열린 제339회 임시회 시정질문에서 오세훈 시장과 여장권 교통실장을 상대로 "선거를 앞두고 무리하게 추진된 '기후동행카드 3개월 페이백 사업'이 재정·절차·환경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다"며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 K-패스·기후동행카드 50%환급(페이백) 핵심 타임라인.

김 의원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10월 전국 단위로 사용할 수 있는 'K-패스 정액권 출시'를 발표하면서, 서울시 기후동행카드와 시민 혜택과 사업 형태가 사실상 유사해졌다. 다만 K-패스는 사업비의 40%를 국비로 지원받을 수 있어, 서울시 입장에선 이용자 전환이 곧 재정 절감으로 이어질 상황이었다.

실제 서울시 교통실이 작성한 '2026년도 기후동행카드 운영 방침서(2025.12.)'에는 당시 기후동행카드 이용자 85만 명 중 70만 명이 K-패스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따라 대중교통비 지원사업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며, 2026년 기후동행카드 월 이용자를 30만 명 수준으로 대폭 축소해 올해 예산을 편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서울시는 돌연 기후동행카드에 50% 페이백을 적용하겠다고 발표, 지난 4월 기후동행카드 신규 이용자를 대거 끌어들였다. 서울시는 당초 3월 26일 '고유가 대응 대중교통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며 "기후동행카드 신규 이용자에게 충전 요금의 10%를 티머니 마일리지로 돌려주겠다"고 밝혔으나, 국토부가 3월 31일 국회에 K-패스 50% 환급 예산이 담긴 추가경정예산안을 제출하자, 4월 6일 급하게 '고유가 대응' 명목으로 기후동행카드 50% 페이백을 추가 발표했다.

서울시는 이어 4월 15일 서울시의회에 기후동행카드 페이백 예산 1,068억 원 규모의 추경안을 제출했다. 국토부는 추경 확보 이후 K-패스 50% 환급 정책을 공식 발표했지만, 기후동행카드 페이백 예산안은 4월 28일이 되어서야 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김 의원은 "서울시는 K-패스 정액제 도입 시 이용자의 대다수가 자연스럽게 전환될 것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무리하게 페이백을 강행했다"며 "K-패스를 활용하면 정부로부터 40%의 국비 지원을 받아 서울시 재정을 크게 아낄 수 있었음에도, 서울시는 자체 예산 100%가 투입되는 기후동행카드 3개월 페이백(1,068억 원)을 추진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오세훈 시장은 "재원을 절약한다는 관점에서만 보면 의원님이 지적하신 사항이 100% 타당하다"고 답변, 정책 추진 과정에서의 재정적 판단 미스를 사실상 인정했다.

김 의원은 또 "1,000억 원이 넘는 대규모 예산 사업을 추진하면서 시의회의 사전 심의·의결 절차와 예산 확보도 없이 4월 6일 대국민 발표부터 강행했다"며 "이 같은 '선 발표, 후 예산 조치' 관행은 서울시 재정을 좀먹고 시민 대표기관인 시의회를 무력화시키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재정이 열악한 서울교통공사에 손실을 떠넘긴 정황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 의원은 "서울교통공사는 누적 적자 19조7,490억 원, 금융부채 5조 원, 연간 이자비용만 1,400억 원을 지불하는 악화일로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서울시는 시장 브랜드 사업인 기후동행카드를 위해 지난 2년 8개월간 손실금의 50%(1,429억 원)를 서울교통공사에 떠넘기며, 표면적으로는 기동카가 매년 1,000억 원대 예산으로 가능한 사업인 것처럼 착시를 일으켰다"고 말했다.

그러다 사업 종료 시점이 다가오자, 서울시는 올해 8월 제2회 추경예산안에 그간 부담하지 않았던 서울교통공사 손실부담금을 지원하겠다며 1,124억 원을 편성했다. 김 의원은 이를 두고 "사실상 '서울교통공사 빚잔치'를 시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  기후동행카드 실물카드 판매현황.

김 의원은 "기동카 사업이 겉으로는 매년 1,000억 원대 예산으로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것처럼 포장했지만, 이번 추경을 합치면 올해 기동카 예산만 총 3,580억 원이 필요한 실정"이라며 "정책결정자의 브랜드 사업에 예산이 몰리면서 장기적인 서울시 재정 안정성이 침해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환경적 모순도 지적됐다. 4월 페이백 발표 이후 기후동행카드 실물카드 판매량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 4월 한 달에만 21만4,000장이 팔렸고 3개월간 53만 장이 판매됐다. 지금까지 제작된 기후동행카드 실물카드는 총 417만3,000장에 이른다.

김 의원은 "9월 사업이 공식 종료되면 기후동행카드 실물카드는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되지만, 무리한 페이백 추진으로 페이백 기간 동안 53만 장이 추가로 팔리면서 PVC 및 R-PVC 소재 카드 제작량이 크게 늘었다"며 "서울시는 폐기될 수순에 놓인 플라스틱 카드의 구체적인 재활용 계획조차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기후와 동행하겠다던 사업이 플라스틱 쓰레기만 양산하고 결국 환경을 배신한 '기후 역행'을 초래했다"고 꼬집었다.

서울시는 6·3 지방선거 이틀 뒤인 6월 5일 국토부에 K-패스와 기후동행카드 통합을 공식 요청했고, 2년 8개월간 이어진 기후동행카드는 오는 9월 사업을 종료한다.

김 의원은 "서울시가 기후동행카드 축소를 사전에 예측하고, K-패스 이용자 전환에 따른 재정 확보 이점을 인지한 뒤, 다시 K-패스와 기후동행카드 통합을 요청한 일련의 과정을 보면, 갑작스러운 1,000억 원대 페이백 사업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책결정자의 주력사업 명맥을 잇기 위한 혈세 투입으로 해석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책결정자의 브랜드 사업에 예산이 쏠려 장기적인 서울시 재정 안정성이 훼손되는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며 "기후동행카드 사업이 아름답게 마무리되고, 서울시의 지속 가능한 재정 안정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보다 신중한 정책 결정을 해달라"고 오 시장에게 당부하며 시정질문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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