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수강료는 그대로, 통장엔 4,500만 원"…삼양동 자치회관, 쌓기만 한 돈 어디에 쓰나
전승원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08-07 14:03:37
- 비공식 '두타임비·샤워비' 의혹에 회계 투명성·관리·감독 전면 감사 요구
[세계뉴스 = 전승원 기자] 서울 강북구 삼양동 자치회관이 4,500만 원이 넘는 통장 잔액을 쌓아 둔 채 수년간 수강료를 그대로 유지해 온 것으로 드러나면서 적립금 운영의 적정성과 회계 투명성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주민들이 낸 수강료가 어떤 기준으로 적립됐고, 향후 어떻게 활용될 예정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도 없어 강북구 차원의 전면 점검과 감사 필요성이 제기된다.
2026년 5월 31일 기준 13개 동 자치회관 통장 잔고 현황에 따르면, 삼양동 자치회관은 4,540만5,427원의 잔고를 보유해 전체 동 가운데 가장 많은 적립금을 쌓아 둔 것으로 나타났다. 뒤를 이어 미아동이 3,266만5,119원, 인수동 2,413만4,834원, 수유2동 2,146만742원 순이었다. 반면 번1동은 336만3,790원에 그쳤다. 동일한 조례와 수강료 체계를 적용받는 자치회관들 사이에서 잔액 규모가 최대 10배 이상 벌어지는 셈이다.
자치회관은 주민의 문화·복지 증진과 공동체 활성화를 목적으로 운영되는 공공시설이다. 주민이 납부하는 수강료는 강좌 운영비와 시설 유지·보수, 신규 프로그램 개발 등 주민 편익을 위해 쓰이는 것이 원칙이다. 그럼에도 삼양동 자치회관은 수천만 원대 적립금을 장기간 유지하면서도 수강료 인하나 프로그램 확대, 시설 개선 등 주민에게 직접적인 혜택이 돌아가는 조치가 실제로 검토·시행됐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삼양동 자치회관 운영세칙 제12조는 운영 강좌별 수강료를 조례가 정한 범위 안에서 동장과 협의해 주민자치회가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정 여건과 운영 실태를 반영해 주민 부담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라는 취지다. 그러나 상당한 잔액이 누적된 상황에서도 수강료가 유지돼 왔다면, 적립금 조성의 필요성과 규모, 그리고 사용 계획이 주민에게 충분히 공유됐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공공시설 통장에 돈이 이렇게 많이 쌓여 있는데도 왜 수강료는 그대로인지, 무엇을 위해 모으는 돈인지 알 수 없다"는 불만이 나온다. 공공재원인 수강료가 장기간 통장에 쌓여만 있다면, 투명성과 책임성 측면에서 운영 방식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논란은 적립금 문제에만 그치지 않는다. 삼양동 자치회관에서는 공식 수강료와 별도로 이른바 '두타임비'와 '샤워비' 등 비공식 회비가 운영되면서 회계 관리의 투명성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주민들에 따르면 주민센터 내부 비공식 조직으로 알려진 '미양체조회'가 이지댄스 2부 회원들을 대상으로 별도의 '두타임비'를 걷어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치회관 공식 회계 체계 밖에서 회비가 모이고 쓰였다면, 누가 어떤 기준으로 회비를 징수·집행했는지, 사용 내역은 어떻게 관리됐는지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이 불가피하다.
별도의 '샤워비' 징수도 논란이 되고 있다. 주민센터가 수도요금을 부담하는 구조에서 샤워실 이용 명목으로 별도 비용을 받았다면, 관련 규정 근거와 회계 처리의 적정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공공시설 사용료 성격의 금전 수수가 공식 회계에 편입되지 않았다면, 이는 단순 관행을 넘어 제도적 관리 사각지대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운영세칙 제10조는 매 분기 마지막 달 모든 수강생을 대상으로 강좌와 강사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다음 분기 운영에 반영하도록 하고 있다. 단순 만족도 조사를 넘어 프로그램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점검·개선하기 위한 장치다. 그럼에도 공식 수강료 외 별도 회비가 장기간 운영됐다면, 해당 설문과정에서 문제 제기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주민센터와 주민자치회가 이를 인지하고도 방치한 것은 아닌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주민센터의 관리·감독 책임을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주민센터는 강좌 모집과 접수, 시설 사용, 강사 배정, 회계 관리 등 자치회관 운영 전반을 총괄하는 기관이다. 수십 명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에서 공식 수강료 외 별도 회비가 지속적으로 운영됐다면, 주민센터가 이를 몰랐다고 보기 어렵다는 시각과 함께, 설령 몰랐다 하더라도 관리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방증이라는 지적이 뒤따른다.
한 주민은 "수강생들 사이에서는 두타임비와 샤워비가 사실상 당연한 것처럼 여겨져 왔다"며 "공공시설에서 이런 돈이 오가는 걸 주민센터가 몰랐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만약 관련 사실을 알고도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관리·감독 책임 문제가 제기될 수 있고, 반대로 장기간 인지하지 못했다면 관리체계 자체를 재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양동 자치회관은 매 분기 수강료를 징수하면서도 통장에는 4,500만 원이 넘는 잔고가 유지됐다. 수강료가 유지되는 동안 적립금이 계속 쌓이는 구조였다면, 수강료 산정 기준이 적정했는지, 일정 수준 이상 누적 시 수강료 인하나 프로그램 확대 등 환원 방안을 검토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자치회관 적립금을 단순한 예비비가 아니라 주민들에게 다시 환원돼야 할 공공재원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프로그램 다양화와 취약계층 지원, 시설 개선 등 구체적인 활용 계획 없이 적립금만 계속 쌓아두는 것은 자치회관 운영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번 사안은 과도한 적립금 누적과 회계 투명성, 비공식 회비 운영 의혹, 관리·감독 체계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만큼 강북구 차원의 종합적인 사실 확인과 감사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주민들은 적립금 조성 경위와 사용 기준, 장기간 고액의 잔고를 유지한 이유, '두타임비'와 '샤워비' 운영 사실에 대한 인지 및 관리 과정, 관리·감독의 적정성 등을 전면적으로 조사하고 그 결과를 주민들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향후 강북구가 사실관계를 어떻게 확인하고 제도 개선과 후속 조치를 마련할지, 정창수 강북구청장이 주민들의 의혹 해소와 신뢰 회복을 위한 어떤 대응에 나설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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