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 세계 20여 개국 해외입양인 350여 명 파주 초청 환영·교류 행사

조홍식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10-29 15:48:00

- 엄마품동산·평화뮤지엄 거점으로 기억·치유·재회 돕는 상설 교류 기반 구축
▲ 파주시가 23일 세계 각국에서 고국을 찾은 해외입양인 350여 명을 초청해 대규모 환영·교류 행사를 열었다.

[세계뉴스 = 조홍식 기자] 파주시가 세계 각국에서 고국을 찾은 해외입양인 350여 명을 초청해 대규모 환영·교류 행사를 열고, 파주를 "언제든 다시 찾을 수 있는 따뜻한 고향"으로 만들겠다는 뜻을 밝혔다.

23일 파주 엄마품동산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파주시가 해외입양인들의 모국 방문을 적극 유치해 마련한 자리로, 입양인들이 한국의 정을 체감하고 서로의 삶과 경험을 나누며 모국과의 인연을 이어가도록 기획됐다.

행사는 손배찬 파주시장의 환영사를 시작으로 윤후덕 국회의원, 최유각 파주시의회 의장, 도·시의원 등 주요 내빈의 축사가 이어지며 공식적으로 막을 올렸다. 참석자들은 엄마품동산 조성 배경과 의미를 소개받은 뒤, 자녀를 해외로 입양 보낸 가족의 사연과 한국 자장가를 담은 공연, 해외입양인들의 방문 소회 발표 등을 통해 서로의 상실과 그리움을 공유했다.

참석자들은 엄마품동산 내 '기억의 벽'과 '상실에서 피어나는 꽃' 벽화 등을 둘러보며 자신의 뿌리와 정체성을 되새겼다. 한 참가자는 "이곳에 서 있으니 잃어버린 조각을 되찾은 느낌"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행사를 주관한 미앤코리아(ME&KOREA) 김민영 대표는 엄마품동산이 조성되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하며 "엄마품동산은 해외입양인 모두에게 소중한 공간인 만큼 우리가 이곳의 주인이라는 마음으로 함께 아끼고 지켜나가자"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평화뮤지엄 내 '해외 한국 입양인 공간' 조성에 힘쓴 손배찬 시장과 관계자들에게 감사 인사도 전했다.

이날 가장 상징적인 장면은 350여 명의 해외입양인이 각자의 사연과 소망을 적은 바람개비를 함께 들어 올리는 퍼포먼스였다. 파주시는 "어린 시절 고국에서 마음껏 뛰놀며 바람개비를 돌렸을 아이들이 낯선 타국으로 떠나야 했던 아픔을 기억하고, 이제는 고국의 품에서 새로운 희망과 추억을 만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바람개비를 준비했다.

참석자들은 가족에 대한 메시지, 앞으로의 바람, 잊지 못하는 기억들을 바람개비에 적어 내려갔고, 형형색색의 바람개비는 지나온 시간에 대한 위로와 앞으로의 삶에 대한 희망을 상징했다. 엄마품동산은 잠시나마 어린 시절의 기억과 꿈을 되찾는 공간으로 변했다.

먼저 세상을 떠난 해외입양인들을 기리는 추모 식수도 진행됐다. 미앤코리아가 기증한 물푸레나무에는 '약속의 나무'라는 이름이 붙었다. 참석자들은 "먼저 떠난 입양인들을 잊지 않겠다"는 다짐을 나누며, 나무가 자라듯 서로를 향한 위로와 연대도 함께 자라나길 기원했다. 파주시는 '약속의 나무'가 엄마품동산을 찾는 해외입양인들에게 먼저 떠난 이들을 기억하고 서로의 아픔을 보듬는 상징적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행사 참가자들은 인근 평화뮤지엄 에스827(S827·옛 미군 매점 건물)에 새로 조성된 '해외 한국 입양인의 공간'도 둘러봤다. 이 공간은 해외입양인 1,000여 명의 사진과 메시지를 통해 각자의 삶을 전하는 '입양인의 목소리(Adoptee Voices)'와, 입양인과 친생가족이 편지·사진·메시지를 남길 수 있는 '오작교(OJAKGYO)'로 구성돼 있다.

특히 '오작교'는 오랜 세월 떨어져 지낸 가족들이 서로의 흔적을 남기고 마음을 전할 수 있도록 마련된 소통의 장으로, 해외입양인들에게 또 하나의 희망과 연결의 상징이 되고 있다. 파주시는 이 공간을 해외입양인의 다양한 삶과 목소리를 기록하고 모국과의 지속적인 교류를 이어가는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방문에서는 수십 년 만에 어린 시절의 흔적을 되찾은 해외입양인들의 사연도 눈길을 끌었다. 해외입양인 김소연(46) 씨는 어린 시절 파주시 문산읍 새싹보육원에서 생활하다 1981년 미국으로 입양된 이후 처음으로 모국을 찾았다. 김 씨는 옛 보육원 터와 주변 지역을 찾아 나섰고, 과거 보육원 인근에 살았고 현재는 그 부지 일부를 매입해 살고 있는 장해동(70) 씨를 지역 경로당에서 만나 가슴 뭉클한 시간을 보냈다. 김 씨는 "40여 년 만에 기억 속 장소를 다시 찾게 될 줄 몰랐다"며 자신을 따뜻하게 맞아준 이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눈시울을 붉혔다.

또 다른 해외입양인 패트리샤 씨는 양아버지가 근무했던 보급부대와 인근 철길을 찾아 아버지의 발자취를 따라 걸었다. 그는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아버지의 흔적이 남아 있는 장소를 직접 마주하니 가족과 연결된 기억이 되살아났다"고 말했다.

엄마품동산 환영행사 이후에는 파주시 대표 열린관광지인 임진각 일원에서 관광 체험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일부 참가자들은 임진각 평화곤돌라에 탑승해 한반도 분단의 현실과 평화의 의미를 체감했고, 파주의 역사·문화·관광자원을 직접 경험하며 자신들의 뿌리와 연결된 도시를 새롭게 기억했다.

파주시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해외입양인들과의 교류를 확대하고, 엄마품동산과 평화뮤지엄을 해외입양인들이 언제든 다시 찾아와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를 위로할 수 있는 상설 공간으로 가꿔 나갈 방침이다. 해외입양인의 다양한 삶과 기억을 존중하고, 모국과의 인연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방문 기회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손배찬 파주시장은 "세계 각지에서 고국을 찾아주신 해외입양인 여러분을 파주에서 맞이하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엄마품동산에서 나눈 따뜻한 위로와 소중한 만남이 여러분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어린 시절의 그리움과 아픔을 간직한 여러분에게 파주가 언제든 다시 찾아와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는 따뜻한 고향이 되기를 희망한다"며 "앞으로도 해외입양인들과의 소중한 인연을 이어가고, 엄마품동산이 기억과 치유, 희망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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