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기업 '보호'서 '성장' 전환…수출 역대 최대 실적 이끈 민간 출신 리더
[세계뉴스 = 정서영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차기 국무총리 후보자로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명했다. 한 장관이 국회 인사청문회와 대통령 임명 절차를 통과하면 한명숙 전 총리에 이어 우리나라 역사상 두 번째 여성 국무총리가 된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청와대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은 국무총리 후보자로 한 장관을 지명했다”며 “정보기술(IT) 기업 대표와 중기부 장관이라는 경험을 바탕으로 시대적 과제인 인공지능(AI) 대전환을 차질 없이 완수하고, 국민 일부가 아닌 대한민국 모두의 성장을 이끌 적임자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 실장은 “한 후보자의 혁신성과 중기부 장관으로서의 경험, 그리고 국무총리라는 지위가 더해진다면 반도체 호황과 수출 증가가 견인한 한국 경제의 성장을 중소기업, 소상공인, 골목상권 등 국민 모두의 성장으로 전환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AI와 반도체 중심의 성장 과실을 ‘전 국민 성장’으로 확산시키는 컨트롤타워로 한 후보자를 세우겠다는 구상이다.
새 총리 후보자인 한성숙 장관은 국내 최대 IT 기업 네이버의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대표적 민간 디지털 리더다. 지난해 6월 이재명 정부 초대 중기부 장관으로 발탁된 데 이어 1년 만에 국정 2인자 자리까지 지명되며 ‘파격 인선’ 기조를 재확인했다.
1989년 숙명여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한 후보자는 컴퓨터 전문지 ‘민컴’과 ‘피씨라인’ 기자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나눔기술 홍보팀장을 거쳐 1997년 검색포털 엠파스 창립 멤버로 합류했고, 2007년 NHN(현 네이버)으로 자리를 옮겼다. NHN 재직 당시 검색 중심이던 네이버를 콘텐츠·커머스 플랫폼으로 확장시키며 성장 전략을 주도했다.
2017년에는 네이버 여성 최초 CEO에 올라 2022년까지 회사를 이끌었다. 플랫폼·디지털 산업 전반을 꿰뚫는 경영 경험이 이번 총리 지명의 핵심 자산으로 평가된다. 이 대통령이 국무총리 인선 배경으로 ‘AI 대전환’을 거듭 언급한 것도 이 같은 이력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정치권 경험이 없는 민간 기업인 출신인 한 후보자는 지난해 중기부 장관 발탁 당시에도 이례적 인선으로 주목받았다. 국회의원·관료 출신이 주류를 이뤄온 중기부 수장 자리에 여성 IT 기업 CEO가 기용되면서다. 취임 이후에는 중소기업 정책의 패러다임을 ‘보호’ 중심에서 ‘성장’ 중심으로 옮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지난해 중소기업 수출은 1186억 달러(약 185조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 1분기에도 수출이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며 2년 연속 최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강 실장은 “한 후보자는 장관으로서 속도와 성과, 현장을 강조하며 중소벤처와 소상공인 등 모두의 성장을 위해 노력해 왔다”며 “그 결과 중소기업 수출 역대 최대치 달성, 창업 생태계 활성화 등 실질적 성과를 창출했다”고 평가했다.
대표 정책인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 역시 한 후보자의 성과로 꼽힌다. 창업 문턱을 낮춰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이 프로그램에는 6만2994명이 신청해 큰 관심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한 후보자가 이 같은 신청 현황을 소개하는 글을 올리자, X(옛 트위터)를 통해 “덕분에 실질적 창업중심 국가로 가는 길이 열리고 있다”며 “한 장관님 큰 성과 감사하다”고 공개적으로 치켜세웠다.
이 대통령은 평소 한 후보자에 대한 신뢰를 여러 차례 드러내 왔다. 지난 3월 ‘중소기업인과의 대화’ 행사에서는 “우리 중기부 장관 잘하고 있죠? 박수 한번 달라”고 말한 뒤 “(한 장관이) 잘하고 계신 것 같다”며 공개적으로 호평했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이 같은 발언이 이미 총리 카드로 염두에 둔 ‘예열’이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 지명으로 이재명 정부 초대 내각의 핵심 축이었던 ‘민간·디지털·여성’ 삼각축이 총리 인선까지 확장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는 대기업 플랫폼 수장 출신이라는 점을 둘러싼 이해상충 논란, 공정 경쟁 정책 방향, 노동·복지·외교·안보 등 비경제 분야 국정운영 역량을 놓고 야권의 검증 공세가 예상된다.
한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과해 최종 임명될 경우, 한국 정치사 두 번째 여성 총리이자 첫 IT·플랫폼 기업 CEO 출신 국무총리라는 기록을 쓰게 된다. AI 대전환과 중소기업 성장 전략을 앞세운 이재명 정부의 국정 기조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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