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획 수립 단계부터 '과정 중심 평가' 도입 요구…서울시 "업무 프로세스 재정비"
[세계뉴스 = 전승원 기자] 서울시가 추진 중인 균형발전사업이 명확한 선정 기준 없이 관행적으로 결정되고 있다는 지적이 서울시의회에서 나왔다. 수조 원대 예산이 투입되는 장기 사업임에도, 사업 대상지 선정의 근거와 수요조사 과정이 체계적으로 공개·관리되지 않아 지역 간 차별·역차별 논란의 소지가 크다는 비판이다.
서울특별시의회 도시계획균형위원회 소속 박희정 의원(더불어민주당·금천2)은 1일 열린 제339회 임시회 균형발전본부 소관 업무보고에서 "서울시 균형발전사업의 선정 기준이 모호하다"며 "사업 수립 단계부터 객관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평가 지표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의원은 균형발전본부가 제출한 주요 업무보고 자료를 분석한 결과, 현재 추진 중인 16개 대규모 과제만 나열돼 있을 뿐, 각 사업이 어떤 근거와 수요조사를 거쳐 대상지로 선정됐는지 확인할 수 있는 구조적 프로세스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떤 기준으로, 어떤 절차를 통해 사업이 선정됐는지 시민과 의회가 알 수 없다"며 "이대로라면 특정 지역을 둘러싼 특혜 시비나 역차별 논란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질의에 나선 박 의원의 문제 제기에 대해 강석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과거부터 제안됐던 사업이거나 차량기지 이전 등 새로운 개발지가 등장함에 따라 사업을 구상해 진행해 왔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명확한 객관적 지표 없이, 제안과 개발 여건에 따라 사업이 발굴·추진돼 왔음을 인정한 셈이다. 강 본부장은 "장기적으로 사업이 진행되다 보니 체계적인 과제 및 과정 관리가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고도 덧붙였다.
박 의원은 서울연구원이 올해 발표한 '서울 균형발전 역량 평가제 도입 방안' 보고서를 언급하며, 장기·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일수록 사후 성과 위주의 평가를 넘어 전 과정에 대한 관리·점검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균형발전사업은 단기간에 끝나는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결과 중심의 성과 평가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며 "초기 계획 수립 단계부터 사업 추진 전 과정을 점검할 수 있는 '과정 중심 평가 체계'를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해당 지역이 왜 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는지에 대한 명확한 지표와 근거가 있어야 모든 시민이 결과를 납득할 수 있다"며 "투명하고 객관적인 선정 기준을 마련해야만 지역 간 갈등과 역차별 논란을 해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균형발전이라는 이름 아래 특정 지역만 반복적으로 혜택을 받거나, 상대적으로 소외된 지역이 구조적으로 뒤처지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선정의 이유'를 수치와 기준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다.
서울시 균형발전본부는 제기된 문제를 수용하며 제도 개선을 약속했다. 강 본부장은 "제안해 주신 역량 평가제 보고서를 면밀히 검토해 업무 프로세스를 재정비하고, 구체적인 개선안을 별도로 보고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는 향후 사업 발굴·선정 단계에서 평가 지표를 도입하고, 사업 진행 과정 전반을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균형발전본부는 서울시 내 지역 간 격차를 줄이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해 시민 삶의 질을 높이고 도시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26년 균형발전본부 세출예산은 1조7,808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사업 선정의 투명성과 객관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시의회 안팎에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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