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먼저 본다"…서울 지하철 '스마트스테이션'이 막은 선로 침입·화장실 사고
차성민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02-25 08:33:50
- 고화질 CCTV·3D맵·IoT센서로 선로 침입·화재·응급환자 조기 발견 시스템
[세계뉴스 = 차성민 기자] 서울 지하철 역사가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을 앞세운 ‘스마트스테이션(Smart Station)’으로 한층 촘촘한 안전망을 구축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스마트스테이션이 선로 무단침입, 화재 오경보, 화장실 장기 체류 등 다양한 위험 상황을 조기에 포착하며 안전 사각지대를 빠르게 해소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해 9월 27일 밤 11시께 발생했다. 동작역 인근 동작철교 교량(선로)에 신원 미상의 외국인 남성 2명이 무단으로 진입하는 장면이 침입 감지 CCTV에 포착됐다. AI 영상 분석이 즉시 ‘비인가자 침입’으로 인식해 스마트스테이션 화면에 경보와 영상이 동시에 표출됐고, 이를 확인한 역 직원이 곧바로 관제센터와 경찰에 상황을 공유했다. 공사는 “실시간 경보 덕분에 위험 상황을 신속히 파악해 선로 사고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화재 경보 상황에서도 시스템의 효용이 확인됐다. 한 역사에서 외선 1-4 승강장 위치에 화재 알람이 발생했을 때, 스마트스테이션에는 해당 지점이 3차원 지도(3D맵) 상에 정확히 표시되고 관련 CCTV 영상과 함께 비상대응매뉴얼(SOP)이 자동으로 표출됐다. 역 직원들은 화면에 뜬 표준 절차를 숙지한 뒤 즉시 현장으로 출동해 상황을 확인했고, 결국 오작동으로 판명됐다. 공사는 “화재 위치와 대응 절차를 한 화면에서 확인해 초동 대응 시간을 크게 줄였다”고 밝혔다.
현재 스마트스테이션은 1~4호선, 5·8호선 등 190개 역에서 운영 중이다. 고화질(200만 화소 이상) CCTV, IoT 센서, 디지털트윈 기반 3D맵을 결합한 지능형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역사 내 각종 상황을 한눈에 파악하고 신속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7호선은 오는 8월 구축 완료를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며, 6호선은 2027년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고화질 CCTV는 올해 2월 기준 6·7호선을 제외한 1~8호선 역사에 2만1,747대 설치가 완료됐다. 스마트스테이션 구축이 진행 중인 7호선에는 추가 설치가 이뤄지고 있다.
스마트스테이션의 핵심은 ‘딥러닝 기반 영상 분석’ 기술이다. 에스컬레이터 넘어짐, 선로·교량 구간 무단침입 등 이상 징후를 자동으로 감지해 관제 화면에 경보와 영상을 동시에 띄운다. 이를 통해 사고 발생 시 즉각적인 현장 조치와 골든타임 확보가 가능하다는 것이 공사의 설명이다.
디지털트윈 기술을 활용한 3D맵도 주목된다. 역사 내부 구조를 3차원 지도로 구현해 화재 발생 시 해당 위치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고, 연동된 CCTV 영상과 함께 표준대응절차(SOP)를 동시에 제공한다. 공사는 “복잡한 환승역이나 대형역에서도 출동 동선을 단축해 초기 대응력을 높인다”고 했다.
안전·편의 기능은 이 밖에도 다양하다. 화장실 장기 재실 감지 기능은 일정 시간 이상 움직임이 없는 경우 이상 상황으로 판단해 알림을 보내 취객이나 응급환자를 조기 발견할 수 있도록 한다. 112 직통 비상벨, 승강장·화장실 비상통화 장치와도 연계돼 위급 상황 시 경찰 및 역무원과 즉시 연결된다. 스크린도어(PSD), 엘리베이터 등 주요 역사 시설물 고장 알림 기능도 포함돼 장애 발생 시 신속한 조치가 가능하다.
역무원의 업무 부담을 줄이는 기능도 탑재됐다. 가상순찰 기능을 통해 CCTV 영상을 활용한 비대면 순찰이 가능하고, 역사 내 셔터 원격 제어 기능으로 야간 출입 통제나 비상 상황 대응을 효율화했다.
실제 현장에서는 다양한 예방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공사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 2월까지 스마트스테이션을 통해 △화장실 장기 재실 감지로 취객·응급환자 조기 발견(제기동역 등 3건) △동작철교 선로 외부인 침입 감지(동작역) △PSD 등 시설물 고장 알림에 따른 신속 조치(불광역 등 3건) △가상순찰을 통한 휴대금지 물품 발견 및 교통약자 탑승 지원(쌍문역 등 2건) △화재경보 확인 후 즉시 출동으로 비화재 확인(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등의 사례가 있었다.
서울교통공사는 스마트스테이션 구축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단계적인 시스템 고도화도 추진한다. 현장 역무원 의견을 반영해 비상 상황 시 필요한 정보를 한 화면에 제공하는 기능을 강화할 방침이다. 노선도, 행선지, 열차 편성번호 등을 실시간으로 표출하는 기능을 추가해 긴급 대응과 민원 처리 효율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한영희 서울교통공사 기획본부장(사장 직무대행)은 “스마트스테이션은 단순한 감시를 넘어 인공지능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사고를 미리 발견하고 대응하는 선제적 안전관리 체계”라며 “앞으로도 현장 의견을 반영해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을 지하철에 적극 도입해 시민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지하철 환경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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