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세계불꽃축제' 불꽃보다 뜨거운 '명당 전쟁'…"자리 하나에 수백만원?"

전승원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09-04 08:06:39

- "돗자리 선점에 주차권까지…여의도 불꽃축제는 '명당 쟁탈전'"
- "원효대교 아래 명당 돗자리 점령…불꽃축제 앞두고 자리 전쟁"
- "한강뷰 카페·레스토랑도 특수…불꽃 한 번 보려다 지갑 '활활'"
▲ 파스텔톤과 금빛으로 물든 화려한 불꽃이 5일 서울 여의도 밤하늘을 수놓는다. N서울타워와 63빌딩이 어우러진 스카이라인과 한강 위를 오가는 유람선이 불꽃축제의 아름다운 야경을 연출하고 있다. (AI일러스트)

[세계뉴스 = 전승원 기자] 5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리는 '서울세계불꽃축제'를 앞두고 불꽃보다 더 뜨거운 '명당 자리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매년 이맘때면 여의도 일대는 말 그대로 '자리 전쟁터'가 된다. 한강변에서 불꽃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이른바 '명당'에는 10만원대부터 30만원, 많게는 수백만원까지 가격표가 붙는다. 부르는 게 값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인근 상가와 주거시설 옥상은 물론 호텔 객실과 레스토랑까지 불꽃축제 특수를 노린 상품을 내놓으면서 '명당 몫자리세'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좋은 자리에서 불꽃을 보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평소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가격이 형성되는 것이다.

한강공원 곳곳에서도 자리 선점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명당 중 하나로 꼽히는 원효대교 아래는 이름 모를 돗자리가 빼곡하게 깔렸다. 정작 사람은 보이지 않는 자리도 상당수다. 미래한강본부 측이 붙여놓은 '자리 선점 금지' 경고문까지 보이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도 눈에 띈다.

불꽃축제 특수를 노린 인근 카페와 레스토랑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한강이 바라보이는 카페들은 행사 당일 운영 방식을 바꾸고 특별 상품을 내놓는다. 한 카페는 5일 오후 4시까지만 정상 운영한 뒤 오후 5시부터는 불꽃축제 관람객을 선착순으로 받는 방식으로 '2부 영업'에 들어간다.

레스토랑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다. 좋은 전망과 식사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이유로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상품까지 등장하면서 불꽃축제가 '하루짜리 프리미엄 이벤트'로 변하는 모습이다.

주차 자리 확보 경쟁도 불꽃놀이 못지않다. 행사 당일 차량을 세울 수 있는 인근 빌딩 주차권까지 판매되는가 하면, 카카오모빌리티가 제공하는 '불꽃축제 주차 사전 예약' 페이지에서는 여의도 인근 주차장이 일찌감치 대부분 마감됐다.

여의도와 다소 떨어진 노량진역·여의도역·용산역·공덕역 주변 주차장까지 예약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불꽃을 보기 위한 '자리'라면 땅 위든 주차장이든 가리지 않는 셈이다.

문제는 이 같은 자리 선점 행위를 현실적으로 막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한강공원에서 사람이 돗자리를 펴고 앉아 있는 행위 자체를 일률적으로 규제하기 어려운 데다, 돗자리가 별도의 설치물이 아닌 만큼 단순한 자리 선점만으로 제재하기도 쉽지 않다. 더구나 실제로 자리를 돈 받고 넘기거나 대여하는 현장을 일일이 적발하는 것 역시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결국 서울 시민 모두가 함께 즐기자는 축제가 '누가 먼저 좋은 자리를 차지하느냐'는 경쟁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세계불꽃축제는 분명 모두가 함께 즐겨야 할 축제다. 하지만 명당을 차지하기 위해 새벽부터 돗자리를 깔고,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을 지불해야 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렇다면 굳이 '명당 전쟁'에 뛰어들 필요가 있을까. 자리 선점도, 주차 전쟁도, 수백만원짜리 관람권도 싫다면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올해는 치맥 한 상 차려놓고 TV로 한강의 불꽃을 즐기는 건 어떨까. 불꽃은 하늘에서 터지지만, 적어도 지갑까지 터뜨릴 필요는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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