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억대 AI 모듈러 홈'로 주택 제조업 뛰어든다
차성민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06-26 11:11:54
- AI 가전·스마트싱스로 집 전체를 플랫폼으로 연결 삼성 홈 생태계 확장
[세계뉴스 = 차성민 기자] 삼성전자가 공장에서 만든 집을 현장에서 조립해 완성하는 ‘모듈러(조립식) 주택’ 시장에 본격 진출하며 주택을 하나의 제조업으로 재정의하고 있다. 건설 인력난과 공사비 급등으로 전통 현장 시공 방식의 한계가 커지는 가운데, 공장 생산·현장 조립 방식으로 공사 기간과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인공지능(AI) 가전과 스마트홈 플랫폼을 결합해 주거 시장의 판을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는 경기 화성시 모듈러 주택 전문기업 ‘공간제작소’ 사업장에서 ‘삼성 AI 모듈러 홈’ 생산라인과 쇼룸을 언론에 처음 공개했다. 공간제작소는 삼성전자와 손잡고 AI 홈 시스템이 결합된 목조 모듈러 주택 사업을 추진 중이다. 자동화 라인을 통해 주택 모듈을 시간당 1개씩 생산하고 있으며, 모듈 4개를 조합하면 약 20평(66㎡) 규모의 단독주택 한 채가 완성된다.
박정진 공간제작소 대표는 “화성 사업장에서는 하루 8시간 기준 단독주택 2채를 생산하고 있다”며 “2034년에 2만 3000호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모듈러 주택 시장을 감안하면 제조업식 주택 공장은 필수 인프라”라고 말했다.
이어 “20평 기준 베이직 모델은 최소 1억 2500만 원 수준으로, 고소득층이 아니더라도 접근 가능한 가격대의 거주지”라며 “여기에 삼성 AI 가전이 결합되면서 한층 향상된 라이프스타일을 누릴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모듈러 방식의 강점은 공기(工期)와 가격 경쟁력이다. 공장에서 주요 구조와 내·외장을 선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만큼, 삼성과 공간제작소는 공사 기간을 기존 현장 시공 대비 5분의 1 수준으로 줄이고, 주택 가격을 1억 원대까지 낮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단독주택을 보다 대중적인 선택지로 만드는 ‘대량 생산형 주택’ 모델이 현실화되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이 모듈러 주택을 자사 AI 홈 생태계 확장의 전진기지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주택 설계 단계부터 AI 가전과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표준 사양으로 반영하고, 이를 스마트홈 플랫폼 ‘스마트싱스(SmartThings)’로 유기적으로 연결해 집 전체를 하나의 AI 홈 플랫폼으로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단순히 가전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주거 공간 자체를 삼성 생태계 안으로 편입시키는 구도다.
AI 홈 기술은 생활 편의성뿐 아니라 단독주택의 고질적 약점으로 꼽혀온 보안과 관리비 문제를 동시에 겨냥한다. 대표 솔루션인 ‘AI 도어캠’은 출입문 주변을 상시 모니터링하며 낯선 방문자나 택배 상자 도난 징후 등을 인식해 실시간 알림을 보내고, 물리보안 전문기업 에스원과 연동해 긴급 출동 서비스도 제공한다. 외곽에 위치한 단독주택 거주자들이 가장 불안해하는 보안 리스크를 AI와 연계 서비스로 보완하는 셈이다.
에너지 관리 측면에서는 ‘AI 절약모드’가 핵심 기능으로 제시됐다. 외부 조도와 실내 온·습도 등 환경 데이터를 분석해 직사광선이 강할 경우 블라인드와 커튼을 자동 제어해 냉방 효율을 15% 이상 높인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삼성전자의 EHS 히트펌프를 적용해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난방비 부담까지 낮추는 등 에너지 비용 절감 효과도 노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모듈러 AI 홈 사업은 삼성 가전의 신규 시장이자, AI 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거대한 플랫폼”이라며 “향후 단독주택을 넘어 아파트와 오피스 등 다양한 유형의 건물로 AI 홈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즉, 모듈러 주택은 시작일 뿐, 향후 주거·업무 공간 전반을 아우르는 ‘삼성표 스마트 빌딩’ 생태계로 확장하겠다는 청사진이다.
삼성전자는 향후 3년 안에 누적 1만 호 세대에 자사 AI 홈 시스템을 탑재한다는 중기 목표를 세웠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모듈러 주택 시장은 2034년까지 약 2만 3000호 규모로 커질 전망이며, 이 기간 연평균 성장률은 24%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가치로는 2조 8,750억 원 이상이 거론된다. 삼성전자가 이 성장 시장을 가전(CE)사업부의 새로운 성장 축으로 점찍은 배경이다.
전통 건설업이 인력난과 원가 부담에 시달리는 사이, 제조업 방식의 모듈러 주택과 AI 기반 스마트홈 기술이 결합한 ‘주택 제조업’ 모델이 부상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 신시장에 선제적으로 뛰어들면서, 향후 국내 주거 시장의 구조 변화와 경쟁 구도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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