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또 럼, "2030년까지 교역 1.5배" 원전·철도·신도시로 한-베트남 동반자 강화
정서영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04-22 17:10:43
- 열처리 가금육 상호 수출·디지털·전력망·수중 유산 등 12건 MOU 교역 1,500억달러 목표
[세계뉴스 = 정서영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수준으로 한층 끌어올리며 2030년까지 교역 규모 1,500억달러(약 222조원) 달성을 재확인했다.
양국은 신규 원전 개발, 도시철도 차량 수출, 신도시·신공항 개발 등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를 축으로 협력 폭을 넓히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하노이 주석궁에서 열린 정상회담 후 공동 언론 발표에서 “내일(23일) 베트남의 호찌민시 도시철도에 대한 한국의 차량 수출 계약이 체결될 것”이라며 “이번 계약이 베트남의 철도 인프라 개선에 기여하길 바라며 베트남이 추진 중인 대형 교통·물류 인프라 사업에서 양국 간의 협력 확대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로템은 베트남 현지 타코그룹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호찌민시 메트로 2호선에 최대 3억5,000만달러(약 5,169억원) 규모의 철도 차량을 수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산 철도 차량이 베트남 대도시 도시철도망에 본격 진입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베트남이 국가 발전 비전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신도시·신공항 사업도 핵심 협력 분야로 지목했다. 이 대통령은 “베트남이 국가 발전 비전의 일환으로 진행하고 있는 신도시, 신공항 사업을 통해서도 양국 인프라 협력의 모범 사례를 많이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긴밀히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베트남 측에 동남신도시개발 1지구 7억4,000만달러(약 1조937억원), 자빈 신공항 운영 컨설팅 7,000만달러(약 1,034억원) 규모 사업에 대한 협력 의지를 전달했다.
원전 분야에서도 협력의 문이 열렸다. 양국은 한국 기업의 베트남 신규 원전 사업권 확보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원전 개발 협력 가능성 검토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포함해 총 12건의 MOU를 체결했다. 이로써 베트남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한국형 원전과 전력 기술이 진출할 발판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농축산·보건 분야에서는 ‘동물 위생 및 검역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통해 양국이 최초로 열처리 가금육 상호 수출에 합의했다. 청와대는 이번 합의가 약 110억달러 규모의 베트남 육류 시장에 한국 기업이 본격 진출하는 계기가 되는 동시에, 한국산 의약품의 베트남 수입 확대를 통해 연 1,000억원 수준의 수출 증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에너지·디지털 협력도 대폭 강화된다. 양국은 전력망 고도화를 통해 베트남 재생에너지 확대 기반을 구축하고 한국 기업의 현지 진출을 지원하는 ‘전력 인프라 분야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인공지능(AI), 통신, 전파, 사이버보안, 디지털 전환 등 디지털 분야 협력을 강화하는 MOU도 포함됐다. 더불어 한국 정부 최초로 수중 유산 조사 협력을 명시한 MOU를 통해 베트남 해역 내 수중 유산 공동 발굴·조사 기반도 마련됐다.
양국 교역은 이미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교역액은 946억달러로 역대 최대를 경신했으며, 양측은 이를 2030년까지 1.5배 수준인 1,500억달러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공유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체결된 인프라·에너지·디지털·농축산 협력 패키지가 그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동 정세 악화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불안 속에서 양국은 에너지·자원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두 정상은 최근 중동 상황에서 비롯된 공급망 불안정성 속에서 양국 간 협력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데 공감하고 에너지 안보 강화와 공급망 안정을 위해 더욱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선, 북한과 우호 관계를 유지해온 베트남으로부터 남북 대화 재개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냈다. 이 대통령은 “저는 남북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함께 성장하는 한반도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우리의 구상을 설명했다”며 “또 럼 당서기장님께선 우리 정부의 진정성 있는 대화 협력 재개 의지를 높이 평가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기여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인적 교류 확대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이 대통령은 한국 내 약 10만명 규모의 다문화 가정을 형성한 베트남을 “사돈의 나라”라고 표현하며, “또 럼 당서기장님께선 베트남을 방문하는 우리 국민의 안전과 베트남 내 우리 재외동포와 한·베트남 2세들의 편리한 체류를 지원하겠다 말씀해 줬고 저도 한국 내 베트남 노동자와 결혼 이민자의 권익 증진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또 럼 서기장은 한국 기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 의사를 밝혔다. 그는 “베트남 기업이 한국 기업의 생산 공급망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베트남의 자립적이고 자주적인 경제 기반을 구축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며 “베트남은 인프라 개발, 스마트시티, 반도체,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 원전, 스마트 항만 및 차세대 항만 건설 등 우선 분야에 대한 한국 기업의 투자 확대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은 전통 제조·인프라를 넘어 에너지 전환, 디지털 전환, 문화·인적 교류까지 아우르는 다층적 협력 구도를 구축했다. 향후 6년간 1,500억달러 교역 목표 달성과 함께, 한국 기업의 베트남 내 입지 확대와 베트남의 산업 고도화가 동시에 추진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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