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몸담은 당 떠난다"…성추행 송치 의견 하루 만에 장경태 탈당
윤소라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03-20 10:47:45
- 민주당, 윤리심판원에 '제명급 중징계' 요청…국민의힘 "국회 제명" 공세
[세계뉴스 = 윤소라 기자] 성추행 혐의로 경찰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가 ‘송치 의견’을 내린 지 하루 만에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이 당적을 내려놓았다. 민주당은 탈당계를 즉시 처리하는 동시에 윤리심판원에 제명에 준하는 중징계를 요청했고, 국민의힘은 여야 합의로 국회에서 장 의원을 제명하자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장 의원이 아침에 탈당계를 접수했고 당에서는 즉시 처리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도부가 검토해온 ‘당대표 직권 비상징계’ 카드는 사실상 무산됐다. 장 의원이 맡고 있던 서울시당위원장직도 공석이 됐다. 강 수석대변인은 “윤리심판원에 제명에 준하는 중징계 조치를 요구했다. 서울시당은 대행 체제로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장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전격 탈당을 알렸다. 그는 “오늘 20년간 몸담았던 당을 떠나고자 한다”며 “당에 누가 되지 않도록 결백을 입증하고 돌아오겠다”고 적었다. 1983년생인 장 의원은 20대 초반부터 민주당 계열 정당에서 활동해 온 것으로 알려져, 스스로도 ‘20년’이라는 표현을 써 정치 인생의 대부분을 함께한 당과 결별하는 모양새가 됐다.
장 의원에 대한 의혹은 지난해 11월 불거졌다. 2023년 10월 서울 여의도 소재 한 음식점에서 여성 보좌진을 성추행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이 접수되면서다. 서울경찰청은 장 의원을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를 진행해왔고, 사건 당시 동석했던 비서관과의 대질조사, 고소인에 대한 거짓말탐지기(폴리그래프) 실시 등 보완수사 필요성을 둘러싼 공방 속에 장 의원 측 요청에 따라 수사심의위 소집을 결정했다.
전날 열린 수심위는 장 의원의 준강제추행 혐의에 대해 ‘송치 의견’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비밀준수 의무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보완수사 후 송치 의견’을 내렸다. 경찰은 수심위 권고를 토대로 최종 수사결과를 정리해 검찰 송치 여부를 확정할 예정이다.
장 의원은 수심위 결론에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입장문을 통해 “혐의를 판단할 증거가 불확실함에도 수사팀의 의견에 수심위가 끌려가며 송치 의견이 나왔다”며 “수사 과정에 논란이 있었지만, 이후 절차에 충실히 임해 반드시 무고를 밝혀내겠다”고 주장했다. 다만 형사절차와 별개로 정치적 부담을 고려해 탈당 카드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장 의원 거취를 둘러싸고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탈당 처리로 사안을 봉합하려 한다며 국회 차원의 제명을 요구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징계를 질질 끌어오다가 이제서야 4개월 만에 탈당으로 ‘꼬리 자르기’를 하려는 것 아닌가”라며 “민주당은 국민 앞에 사과하고, 여야 합의로 장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회부해 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미 내부적으로 엄중 대응을 해왔다는 입장이다. 이용우 민주당 법률위원장은 “당에서 매우 엄중하게 바라본 사안이고, 윤리심판원에서도 매우 심도 있게 심사해왔다”며 “(징계 과정이) 지지부진했다는 평가는 사실관계에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당 지도부는 장 의원 탈당과 별개로 윤리심판원을 통한 ‘제명급’ 징계를 요청한 만큼, 향후 당내 징계 수위와 시기를 두고도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재명 대표 체제 출범 이후 민주당 의원의 탈당은 이번이 네 번째다. 앞서 이춘석·강선우·김병기 의원이 각각 차명 주식거래, 공천 헌금 의혹 등에 휩싸여 당적을 정리했다. 연이어 불거진 현역 의원 관련 의혹과 탈당 사례는 총선을 앞둔 민주당의 도덕성·공천 검증 시스템에 대한 비판 여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경찰은 수심위 권고를 토대로 보완수사 여부를 검토한 뒤 장 의원 사건을 검찰에 넘길 방침이다. 장 의원은 무고를 주장하며 법적 대응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향후 검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진실 공방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장 의원 개인의 형사책임과 별개로, 성비위 의혹에 대한 정당의 대응 기준과 속도, 국회 차원의 징계 실효성을 둘러싼 제도 개선 논의가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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