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 0.37, 제2의 세운초록띠공원 우려"…5,000억 세운공원에 제동 건 서울시의회

전승원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07-03 13:30:07

- 세운공원조성사업 총사업비 1년 새 2,054억→5,000억 급증 논란
- 기부채납 재원조달 계획 불투명·연 45억 운영비 부담 우려 제기
임규호 서울시의원.

[세계뉴스 = 전승원 기자] 서울시가 총 5,000억 원을 투입해 추진 중인 ‘세운공원조성사업’을 둘러싸고 예산 낭비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임규호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중랑2)은 오세훈 시장의 시정을 겨냥해 “방만한 예산 운용”이라며 사업 전면 재검토를 강력히 촉구했다.

서울시는 종묘 일대부터 퇴계로 구간까지 녹지축을 조성한다는 명분으로 시비 4,000억 원에 지방채 1,000억 원을 더해 총 5,000억 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2024년 4월 사업계획 수립 당시 2,054억 원이던 총사업비가 2025년 중앙투자심사 의뢰 시점에는 5,000억 원으로 1년 만에 두 배 이상 불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예산 증액에 대한 충분한 검증 없이 올해 중반부터 본격 집행이 예정돼 있어 재정 운용의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전문기관의 경제성 평가 결과도 부정적이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의 경제성 분석에 따르면 세운공원조성사업의 비용 대비 편익을 나타내는 B/C(비용대비편익) 값은 0.37에 그쳤다. 통상 B/C 값이 1 이상일 때 사업의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만큼, 기준치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해 “경제성이 매우 낮고 보완이 시급하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서울시는 “시 예산을 먼저 투입해 사업을 진행한 뒤, 향후 민간 사업시행자로부터 기부채납을 받아 재원을 환수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은 관련 일정, 재개발 구역별 분담 비율, 이해관계자 설정 등 구체적인 계획이 전혀 제시되지 않았다며 “불확실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과거 사례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서울시는 2006년 지정·고시 후 2009년 조성한 ‘세운초록띠공원’ 사업 당시에도 기부채납을 통한 재원 환수를 전제로 시비 968억 원을 투입했지만, 현재까지 단 한 푼의 재원도 돌려받지 못한 상태다. 이 때문에 이번 세운공원조성사업이 ‘제2의 세운초록띠공원’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사업이 추진될 경우 향후 지속적인 재정 부담도 예상된다. 연구원은 세운공원 조성 이후 연간 약 45억 원의 재정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공원 조성 취지와 거리가 먼 ‘지하 뮤지컬 전용 극장’ 건립 계획이 포함된 점이 부담을 키운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2025년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에서도 “뮤지컬 전용 극장의 경우 유사 시설과의 중복성을 고려해 사업 추진 필요성을 재검토하라”며 조건부 승인을 내린 바 있어, 사업 전반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이 공식적으로 제기된 셈이다.

임규호 의원은 “도대체 세운공원 조성 사업이 얼마나 시급하기에 5,000억 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를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반영한 지 불과 1년 만에 예산을 2배나 튀겨 중앙투자심사를 통과시키고 집행하려는지 그 의도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서울시가 충분한 검토 없이 속도전에 나서고 있다며 시정을 강하게 질타했다.

임 의원은 또 “전체 예산 중 무려 2,600억 원가량이 보상비로 책정돼 있다”며 “진정으로 재개발을 통한 기부채납 방식으로 공원을 만들고자 한다면, 도시정비 과정에서 철거가 완료된 후 진행해도 충분할 일을 왜 이 시점에 막대한 혈세를 쏟아부으며 서두르는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부채납을 앞세운 불투명한 재원조달 구조, 낮은 경제성, 과거 실패 사례까지 외면한 채 사업을 밀어붙이는 것은 시민의 혈세를 담보로 한 위험한 도박”이라며 서울시에 사업 전면 재검토를 거듭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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