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제 없앤 공정위, "담합 신고하면 과징금 10%" 포상금
차성민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06-17 17:32:13
- 지원 의도·기술 유용 입증 자료까지 포상 대상 확대
[세계뉴스 = 차성민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담합 등 공정거래법 위반행위에 대한 내부 신고를 활성화하기 위해 포상금 제도를 대폭 손질했다. 그동안 30억 원이던 포상금 상한을 없애고, 과징금의 최대 10%까지 포상금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등 위반행위 신고자에 대한 포상금 지급에 관한 규정(포상금 고시)’을 개정해 18일부터 시행한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개정으로 과징금 규모가 클수록 오히려 포상 비율이 낮아지던 기존 구조를 바꾸고, 대형 사건에 대한 신고 유인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종전에는 포상금이 최대 30억 원으로 제한됐고, 과징금액이 커질수록 포상금 지급 요율이 단계적으로 떨어지는 방식이었다. 앞으로는 과징금의 10%를 일괄 요율로 적용해, 과징금 규모가 큰 사건일수록 신고자가 더 큰 금액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실제 사례에 적용하면 변화 폭은 상당하다. 지금까지 지급된 최고 포상금은 2021년 제강사 고철 담합 사건에서 지급된 약 17억5천만 원이다. 공정위는 “최근 적발된 제분사 밀가루 담합 사건을 신고 사례로 가정할 경우, 증거 수준을 최상으로 제공했다면 과징금 총 6천710억 원의 10%인 최대 671억 원까지 포상금 지급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포상금이 대폭 늘어나는 만큼 지급 시점도 조정된다. 과징금 관련 최종 법률관계가 확정된 뒤 포상금을 지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소송 등으로 국고 납입이 지연될 수 있는 점을 감안해 2단계 지급 구조를 도입했다. 과징금이 국고에 최초 납입되면 기본 포상금을 먼저 지급하고, 불복 절차가 모두 끝나 과징금이 최종 확정된 후 나머지 포상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증거 인정 범위도 넓힌다. 특히 부당 지원·사익편취 행위에 대한 내부 제보를 끌어내기 위한 장치가 강화됐다. 특정 회사나 총수 일가 등 특수관계인을 유리하게 지원하는 행위는 거래조건의 유불리만으로는 위법성 입증에 한계가 있어, ‘지원 의도’가 핵심 쟁점이 된다. 그러나 이러한 의도는 외부에서 파악하기 어려운 만큼, 내부자의 신고가 사실상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그동안 포상률 판단 기준으로 ‘거래 내역’과 ‘거래조건’ 관련 정보만을 인정하던 것을, ‘지원 의도’와 직접 관련된 자료 등 위반행위 입증에 필요한 정보까지 증거 인정 범위에 포함했다. 내부 문건, 지시 이메일, 회의록 등 지원 의도를 드러내는 자료를 제출하면 포상 평가에서 유리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기술 유용 근절을 위한 장치도 보완됐다. 갑을관계 특성상 신고가 어려운 기술 유용 행위의 특성을 고려해, 기술 보호 감시관 활동 등 공정위와의 유기적·지속적 협력을 통해 기술 유용 근절에 기여한 경우 포상률을 상향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기술 탈취를 당한 중소·벤처기업의 신고와 협조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제도 악용을 막기 위한 장치도 포함됐다. 신고자가 사회적 책임을 준수하지 않는 경우 등에는 포상금을 일부 감액할 수 있도록 했다. 구체적으로 신고자의 조사 협조 수준, 법 위반행위 가담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대 30% 범위 내에서 필요 최소한도로 감액하되, 신고 유인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개정으로 대규모 담합 등 위반 행위에 대한 내부고발이 활성화되고, 기업들에는 내부 가담자 중 누군가 언제든지 신고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줘 불공정거래행위를 억제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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