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21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 수주전 본격화…한화·현대로템·LIG D&A '3파전'
탁병훈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08-26 15:13:27
- 덕티드 램제트·체계통합 기술이 승부처…양산 포함 총사업비 약 1조9000억원
[세계뉴스 = 탁병훈 기자]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에 탑재할 국산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 체계개발 사업을 놓고 국내 방산업계의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LIG D&A가 사업 수주를 놓고 경쟁하는 가운데 핵심 승부처로 덕티드 램제트 추진기관과 유도탄 체계통합 기술이 꼽힌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 체계개발 시제 제작업체 선정을 위해 오는 9월 7일까지 제안서를 접수하고, 평가를 거쳐 10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체계개발에는 2026년부터 2033년까지 약 7535억원이 투입되며, 2035년부터 양산에 들어가면 1조1471억원이 추가 투입될 전망이다. 개발과 양산을 합친 전체 사업 규모는 약 1조9000억원에 달한다.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은 KF-21이 가시거리 밖(BVR)에서 적기를 요격할 수 있도록 하는 핵심 무장이다. 현재 KF-21에는 유럽 MBDA가 개발한 '미티어(Meteor)'가 통합돼 있다. 국산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 개발이 완료되면 해외 무장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KF-21과 국산 무장을 결합한 패키지 수출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에어로 "덕티드 램제트 기술로 미티어 넘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년 이상 축적한 고체 덕티드 램제트 엔진 연구개발 경험과 다양한 유도무기 체계통합 역량을 앞세우고 있다.
덕티드 램제트는 비행 과정에서 외부 공기를 흡입해 연소에 활용하는 추진 방식으로, 일반적인 고체로켓 추진체계보다 장거리 비행과 고속 유지에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실전 배치된 덕티드 램제트 공대공 유도탄으로는 미티어가 대표적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1년 이후 정부가 발주한 덕티드 램제트 관련 연구개발 과제 6개 가운데 5개를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화제 생산과 점화안전장치, 포트 개방 관련 핵심 기술 등을 확보했으며, 덕티드 램제트 추진기관이 적용되는 국내 초음속 공대지 미사일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KF-21과 공대공 유도탄을 연결하는 연동기술도 ADD와 개발 중이다. 여기에 KF-21 엔진과 착륙장치, 비행조종 작동기 등을 공급하고 계열사인 한화시스템이 AESA 레이다를 공급하고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내세운다.
현대로템, LIG D&A와 연합…추진기관·체계통합 승부
현대로템은 LIG D&A와 협력 전선을 구축했다. 현대로템은 추진기관과 기체구조 분야, LIG D&A는 항공무장 체계통합 분야에서 각각 경쟁력을 내세운다.
현대로템은 2000년대부터 램제트 엔진 기술을 개발해 왔으며 이중램제트와 극초음속 엔진 분야로 기술 영역을 확대했다. ADD 주도의 '하이코어(HyCore)' 프로젝트에도 참여해 연소기 조립체 관련 구성품 설계와 제작·조립 등을 담당했다. 2024년 시험발사에서는 최고고도 23㎞, 최고속도 마하 6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과 연계된 기체구조·추진기관 핵심기술 개발 사업을 수주하면서 이번 본사업을 위한 선행 기술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현대로템은 충남 서산에 공기흡입식 시험시설 등을 운영하며 덕티드 램제트 엔진의 성능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항공무장 사업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KF-21 등 항공기 플랫폼과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을 비롯한 항공무장의 개발·체계통합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LIG D&A는 KGGB와 장거리 공대지 유도탄, 단거리 공대공 유도탄 등 항공무장 개발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특히 탐색기와 유도조종, 체계종합 등 항공무장 체계통합 능력을 기반으로 개발부터 시험·양산·전력화까지 이어지는 경험을 강조하고 있다. LIG D&A는 KF-21용 단거리 공대공 유도탄-II 체계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양측 제재 가능성 변수…사업 일정 차질 우려
이번 수주전에서는 기술력뿐 아니라 업체들의 입찰 참가 자격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6월 대전사업장에서 발생한 폭발·사망사고와 관련해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다. 향후 법 위반이 확정될 경우 국가계약법 등에 따른 입찰참가자격 제한 가능성이 거론된다.
LIG D&A 역시 방위사업청 소속 공무원에게 금품과 이익을 제공한 혐의와 관련해 검찰 수사가 진행된 사건이 변수다. 관련 혐의가 확정될 경우 입찰참가 제한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다만 입찰참가 제한으로 유효한 경쟁이 성립하지 않거나 국가에 큰 손실이 예상되는 경우 과징금으로 제재를 갈음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있어 실제 제재 수위와 사업 참여 여부는 별도 판단이 필요하다.
이번 사업은 단순히 3개 업체 가운데 어느 곳이 유도탄을 개발하느냐를 넘어 KF-21의 독자적인 공대공 전투능력과 국산 항공무장 체계를 완성할 수 있느냐를 가르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 세계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