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강버스 이용 의향 35.8%로 하락…이용 의향 없음은 63.8%
- "유리한 수치 짜깁기 행정 중단, 여론조사 검증 시스템 개편해야"
[세계뉴스 = 전승원 기자] 서울시가 매년 4억여 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시정 여론조사를 시장 역점사업에 유리한 방향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여론조사 문항 설계부터 결과 발표까지 객관성과 공정성이 훼손됐다는 지적이다.
박유진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은평3)은 4일 열린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홍보기획관 행정사무감사에서 서울시정 여론조사의 편향성과 결과 공개 방식을 문제 삼았다.
박 의원은 먼저 국가상징공간 조성 시민 여론조사의 문항 설계가 특정 방향의 답변을 유도했다고 지적했다. 해당 조사는 '6·25 참전 22개국 청년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기 위해'라는 전제를 제시한 뒤 세종로 일대 국가상징공간 조성에 대한 의견을 묻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박 의원은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기리는 취지에 동의하는 것과 국가상징공간 조성 사업 자체에 찬성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기리자는 질문에 감히 누가 반대하겠느냐"며 "명백히 불공정한 유도심문"이라고 비판했다.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과정에서도 반대 의견을 축소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해당 조사에서 국가상징공간 조성에 대한 동의는 49.5%, 비동의는 42.6%로 나타났다. 찬반 의견이 상당히 팽팽했지만 서울시 홍보기획관은 '시민 49.5% 국가상징공간 조성 긍정'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해 긍정 응답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것이다.
오세훈 시장의 핵심 사업인 한강버스 관련 여론조사도 도마에 올랐다. 박 의원에 따르면 정기 여론조사에서 한강버스 인지도는 90% 이상으로 상승했지만, 실제 이용 의향은 지속적으로 하락해 35.8%에 그쳤다. 이용 의향이 없다는 응답은 63.8%까지 높아졌다.
그러나 홍보기획관은 별도의 현장 조사를 실시한 뒤 긍정적인 조사 결과를 중심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고 박 의원은 주장했다. 정기 조사에서 확인된 이용 의향 하락과 부정적 여론은 충분히 알리지 않은 채 긍정적인 결과만 선택적으로 부각했다는 것이다.
현장 조사에서도 한강버스의 교통수단으로서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박 의원은 승객들이 불만족 이유로 선착장 접근성(49.0%)과 대중교통 연계(50.4%)를 주요하게 꼽았다며, 한강버스가 대중교통으로 기능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여전히 크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시정을 옹호하려는 의욕은 이해할 수 있지만, 시민 여론을 묻는 과정에서 기본적인 공정성과 객관성을 잃으면 민의를 잃는 것이고, 민의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수한 인력이 모여 막대한 예산을 쓰는 홍보기획관이 유리한 수치만 짜깁기하는 부끄러운 행정은 중단해야 한다"며 여론조사 검증 시스템의 전면 개편을 촉구했다.
이번 지적은 서울시가 정책 추진의 근거로 활용하는 여론조사의 신뢰성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조사 문항의 중립성은 물론 결과 공개 과정에서 긍정·부정 응답을 균형 있게 전달했는지, 정책 홍보와 시민 여론조사의 경계를 명확히 지키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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