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마을금고, 2006년 매입한 47년 된 건물…당초 매입가 대비 약 22억 원 차익
- 강북구, '선 매입 의향·후 현장 실사'…10월 잔금 지급 등 매입 절차 속전속결
[세계뉴스 = 전승원 기자] 85평대 임시청사 매입 추진 과정을 보면, 그동안 '재정 전문가'를 자처해 온 행보가 무색할 정도다. 서울 강북구가 임시청사로 사용할 노후 건물의 매입비와 리모델링비로 약 41억 원을 책정했지만, 매입 가격의 적정성과 행정 절차의 타당성을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감정평가액이 시세 호가보다 약 2억 원이나 높게 나온 데다, 건물 현장 실사에 나서기 열흘 전 매입 의향서를 먼저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입 대상 건물에 대한 현장 확인과 감정평가가 이뤄지기도 전에 매입 의사를 먼저 밝힌 셈이다.
구의회가 공유재산 관리계획을 심의·의결하기에 앞서 매입 방향부터 정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강북구가 새마을 금고 측에 보낸 공문에 따르면, 구청은 10월 중 매매계약 체결 및 잔금 지급을 목표로 사업을 급박하게 추진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 기준가 20억·감정가 36.8억…새마을금고는 매입가 대비 약 22억 차익 실현
강북구의 '임시청사 확충사업 설명자료'와 등기사항전부증명서에 따르면, 매입 대상인 서울 강북구 한천로 1001(번동 417-7) 소재 건물(지하 1층·지상 3층)의 감정평가액은 해민감정평가 37억 960만 원, 퍼스트감정평가 36억 6,220만 원이다. 두 법인의 감정평가액을 산술평균하면 약 36억 8,590만 원이다.
그러나 해당 토지의 공시지가와 건물 시가표준액을 합산한 기준가격은 20억 5,084만 원으로, 감정평가액과는 약 16억 3,506만 원의 차이가 난다. 부동산 중개업소를 통해 확인한 매물 호가 34억 9,000만 원과 비교해도 감정평가액이 약 1억 9,590만 원 높다.
등기사항전부증명서에 따르면 소유주인 강북새마을금고는 2006년 해당 부동산을 14억 6,000만 원에 매입했다. 강북구가 감정평가액인 약 36억 8,590만 원에 매입할 경우, 매각 금액과 당시 매입가의 차이는 약 22억 2,590만 원에 이른다. 건령 47년 된 노후 건물의 매입을 추진하면서 강북구가 매물 호가보다 높은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이유와 매입 가격의 적정성을 충분히 검증했는지가 핵심 쟁점이다.
두 감정평가액 기준으로 부가가치세 포함 감정평가 수수료(용역비)는 약 630만 원으로 추정된다.
■ '선 의향 전달, 후 현장 실사'…한 달 만에 계약 강행
행정 절차상의 시차와 조급한 추진 일정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강북구는 8월 25일 건물 소유주에게 매입 의향 공문을 발송했고, 감정평가법인의 현장 실사는 열흘 뒤인 9월 4일에 실시했다.
강북구가 밝힌 계약 체결 예정 시점이 '10월 중'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현장 실사 후 불과 한 달 남짓한 기간 내에 수십억 원 규모의 공공재산 취득 절차가 완료되는 셈이다.
■ 주차 2대에 47년 된 노후 건물…리모델링비 4억 충분할까?
매입 대상 건물은 1979년 8월 사용승인을 받아 건령 47년이 지난 노후 건축물(대지 85.7평, 연면적 170.3평)이다. 강북구는 매입비 약 36억 8,590만 원에 보수·리모델링비 약 4억 309만 원을 더해 총 40억 8,900만 원의 사업비를 책정했다.
하지만 건물 노후도와 상습 악취 문제를 고려하면 4억 원 안팎의 보수비로는 임시청사로서의 정상적인 기능 수행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정확한 정밀안전진단이나 세부 공사 추산도 없이 매입부터 서두르는 행태는 향후 수억 원대의 추가 예산 증액을 불러올 수 있다.
아울러 임시청사 확보 방안으로 건물을 직접 매입하는 방식이 임차 방식보다 재정적으로 타당했는지에 대한 비교 분석 근거도 명확히 제시되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해당 부동산은 올해 초 35억 2,000만 원에 매물로 나왔다. 그러나 강북구가 산정한 두 감정평가액의 산술평균은 36억 8,590만 원으로, 당시 매물 호가보다 약 1억 6,590만 원 높다. 강북구가 어떤 시장조사와 가격 검증을 거쳐 이 금액을 매입 기준으로 삼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
정창수 구청장은 '재정 전문성'에 자부심이 강하다. 그렇다면 구청 내부에서 시장가격과 매입 적정성을 충분히 검토했는지, 의사결정 과정에서 사실과 다른 보고는 없었는지부터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
정 구청장이 수십억 원 규모의 공공재산 취득을 추진하면서 기존 매물 가격보다 높은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합리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예산 낭비와 행정 불투명성은 물론 재정 운용의 책임성과 도덕성까지 도마 위에 오를 수밖에 없다. 매입 가격의 적정성을 객관적인 근거로 입증하고 그 과정을 투명하게 설명하는 것은 구청장의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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