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북구의회, 악취·구조 안전 우려 제기…매입 적정성과 사후 활용도 쟁점
[세계뉴스 = 전승원 기자] 재정 전문가임을 내세워 온 정창수 서울 강북구청장이 47년 된 노후 건물을 임시청사 용도로 매입하기 위해 약 41억 원을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재정 운용의 합리성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임시청사 공간 확보가 필요하다는 것과 노후 건물을 매입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인지는 별개의 문제다. 매입비 약 37억 원에 보수·리모델링비 약 4억 원을 더하면 총투입 예정액은 약 41억 원이다. 강북구가 임차 등 다른 대안과 비교해 매입을 선택한 이유와 가격 산정 근거, 장기적인 유지관리 부담까지 충분히 검토했는지가 핵심 쟁점이다.
구는 지난 6일 강북구의회에 '2026년도 제5차 서울특별시 강북구 구유재산 관리계획안'을 제출했다. 대상 부동산은 서울 강북구 한천로 1001(번동 417-7)에 있는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의 건물과 토지다.
강북새마을금고는 2025년 3월 17일 본점으로 통합하면서 해당 건물에서 이전했다. 기존 임차인도 퇴거해 현재 건물은 공실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 구의회서 제기된 악취·안전 우려…4억 원으로 해결될까
강북구의회에서도 해당 건물의 매입 가격과 상태, 향후 활용 가능성을 놓고 문제 제기가 나왔다.
박상구 강북구의회 행정문화위원장은 건설업에 약 40년간 종사한 경험을 바탕으로 해당 건물을 잘 알고 있다고 밝히며, 정화조 악취 문제로 건물이 공실로 남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했다. 매입 가격이 시세보다 높게 책정됐다는 평가와 함께, 향후 재건축 시 건물 전면 도로의 3m 후퇴선이 활용상 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다만 악취의 원인과 건물의 구조적 안전성은 별도의 점검을 통해 확인해야 할 사안이다. 현장 확인 당시 건물 출입문은 잠겨 있어 내부 상태를 직접 확인하기 어려웠다. 따라서 현재 제기된 우려가 실제로 어느 정도의 보수를 필요로 하는지는 건물 점검 결과와 구체적인 공사 내역을 통해 검증해야 한다.
구의회에서도 악취 민원과 건물의 구조적 안전 문제를 정밀 진단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보수·리모델링비 약 4억 원이 산정됐지만, 그 금액에 어떤 공사가 포함돼 있는지, 안전 점검과 추가 보수 가능성까지 고려했는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노후 건물의 매입 비용은 매매대금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보수 공사 범위가 늘어나거나 향후 유지관리 비용이 추가되면 실제 재정 부담도 달라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매입을 결정하기에 앞서 건물 상태와 필요한 공사 범위, 예상되는 장기 비용을 객관적인 자료로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 신청사 준공은 2030년 11월…매입이 임차보다 경제적인가
강북구 신청사 건립사업은 당초 2028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했으나 현재는 2030년 11월로 일정이 변경됐다. 기존 청사 철거 이후 신청사 건립이 추진되는 상황에서 임시청사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 구의 설명이다.
그러나 임시청사가 필요하다는 사실만으로 특정 건물을 매입하는 방식까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임차할 경우의 비용과 매입에 필요한 초기 비용, 리모델링비, 유지관리비를 비교해야 어느 방식이 재정적으로 유리한지 판단할 수 있다.
현재 공개된 매입 추진 금액만으로 사업의 경제성이 낮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매입 가격의 산정 근거와 임차 대안 비교, 건물의 안전·보수 계획, 신청사 준공 이후의 활용 방안이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는다면 구민 입장에서는 약 41억 원을 투입하는 판단이 합리적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 재정 전문가 출신 구청장, 전문성은 예산 판단으로 입증해야
정창수 구청장은 나라살림연구소장 출신으로 스스로 재정 분야의 전문성을 내세워 왔다. 재정 전문성은 경력이나 수식어만으로 입증되는 것이 아니라 공공예산을 어떤 기준으로 배분하고, 지출에 앞서 대안과 장기적인 부담을 얼마나 면밀하게 검토했는지로 평가받아야 한다.
이번 매입 계획의 핵심도 여기에 있다. 임시청사 확보라는 행정적 필요가 있더라도 매입 가격이 적정한지, 노후 건물에 투입할 보수비가 타당한지, 임차보다 경제적인지, 신청사 준공 이후에도 활용 가치가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
강북구의회는 관리계획안 심사 과정에서 매입 필요성과 가격 산정 근거, 건물 상태, 공사비 산출 내역, 임차 대안과의 비용 비교 등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강북구 역시 매입을 추진하는 이유뿐 아니라 다른 대안보다 경제적이라고 판단한 근거를 구체적인 자료로 설명해야 한다.
재정 전문가를 자임해 온 정 구청장에게 이번 계획은 단순한 부동산 취득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약 41억 원의 공공예산을 투입하는 판단이 구민의 이익과 장기적인 재정 부담을 고려한 결정인지, 그 답은 구체적인 산출 근거와 비교 자료를 통해 제시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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